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9일 "미국 주택 버블(거품)이 꺼지거나 북핵 사태가 장기화되면 내년 우리 경제는 4.3% 성장률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경제를 잘 지켜보다가 필요하면 경기부양을 실행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이날 KBS1 라디오에 출연,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과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현 원장은 "경기순환상 내년 우리 경제가 나빠지는 것도 있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질이 알게 모르게 많이 약화됐다"고 설명하면서 "KDI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 4.3%는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더 높아질 수 있지만 미국 주택 버블과 북핵 등 하방위험도 적지않아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 원장은 "KDI는 단기적 경기조절 보다는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연금개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경제가 경착륙하고 북핵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제를 잘 지켜보다가 필요하면 실행할 수 있도록 경기부양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예상돼왔기 때문에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회사에서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2차 핵실험이나 북한의 국지적 도발이 이어지면 심각할 수 있지만 극단적 대립 속에서 북미대화나 6자회담 등이 재개되면 영향이 축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 원장은 군대가 모든 결정을 주도하는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체제가 변화해야만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건설 경기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내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안정되겠지만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지역은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최근 원.엔 환율 급락 문제에 대해 그는 "달러 약세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 엔화는 필요 이상으로 우리 돈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엔화대출에 대한 정부와 금융기관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며 급격한 환율의 변화를 막는 것이 수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