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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한은, 경기부양vs성장잠재력확충 대립
[연합뉴스 2006-11-02]

  
 
재정경제부가 경기부양쪽으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성장잠재력 확충론'을 강조하면서 경기부양론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기부양책 가운데 하나로 콜금리 인하가 동원돼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한은이 경기부양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성장률 하락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따라서 경기둔화가 계속 이어지면 내년 경제운용방안에 부양책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그러나 콜금리 조정 문제를 떠나서 현재의 경기흐름이 소프트패치, 즉 경기상승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없으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좀 더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재경부 "성장률 하락 방치 곤란" =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국감 답변에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 5.7%에서 3.4분기 4.6%, 4.4분기 4.0% 내외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경기가 상당한 조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하고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권도 이에 상당히 동조하는 편이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내년 성장률이 4%대에 그친다면 현 정부 5년간의 성장률은 평균 4.1%에 그친다"며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조속히 만들어내라"고 주문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한은 국감에서는 저성장 기조를 들어 콜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한은 총재로부터 뚜렷한 확답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여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부양책에 나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 한은 "부양책 실효성 의문"= 한은은 현재의 경기흐름을 소프트패치로 보고 있다.

4분기가 경기순환상 저점에 해당되고 내년초부터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인 부양책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과거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카드 발급을 무차별적으로 허용,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것과 같은 폐단을 되풀이해서는 안되며 경상지출을 통한 부양책 자체는 효과도 의문시된다고 한은은 지적한다.

이성태 총재는 최근 부산대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경기가 단기적으로 경기사이클 측면에서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이 문제보다 성장 잠재력 저하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 현재 제기되는 경기부양론보다 잠재력 확충 등 중장기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과거부터 경기 사이클이 2~3년은 오르고 1~2년은 내려가는 방식으로 5년 주기가 진행됐으나 그 때마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는 사이클 상의 문제일 뿐"라고 지적하고 "2000년 초반에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그 결과 아파트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빚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 콜금리 조정 놓고 힘겨루기 양상 = 한은이 경기부양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콜금리 인하 압박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만약 콜금리를 낮춰 경기가 활기를 띤다면 왜 인하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콜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해졌으며, 특히 현재 시중유동성이 과잉인 상태에서 금리를 더 낮추며 자산버블의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권은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표대결 끝에 콜금리를 인상한 것을 두고 한은이 무리수를 뒀다는 불만을 표하기도 했으며 당장 콜금리 인하는 하지 않더라도 추가 인상은 곤란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재경부는 콜금리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지만 내심으로 추가인상은 자제했으면 하는 눈치다.

채권시장은 이미 콜금리의 추가인상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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