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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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무사명칭 자동부여제 폐지 - 송쌍종 시립대교수
전문직역화는 시대정신…분야별 전문화 지향
불공평의 극치인 자동자격부여는 정비되어야…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는 예나 지금이나 각광받는 자유직업인이다. 공인회계사도 이에 버금가는 선망의 전문직이다. 그러므로 변호사나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얻는 국가시험에 합격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에 속하는 일이라 여겨져 왔다. 이들 두 자유직업자를 더욱 빛내 주기 위하여 그랬는지,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게는 ‘세무사’라는 명칭이 덤으로 안겨져 왔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어려운 국가시험에 합격하여야만 그 자격을 취득하는 세무사에게는 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라는 덤이 제도적으로 없다. 세무사 자격자가 이들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에 과목 면제를 받는 특전조차도 없다. 정의와 형평을 이념으로 삼는 법치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사회에서 이런 불공평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40년을 넘는 당초부터의 일이다.

 

이러한 태생적인 모순을 시정하자고 하는데, 번번이 국회의 재정경제위원회라는 첫 번째의 관문을 넘을 수조차 없었다. 아니 국회의 언저리에도 근접하지 못하였다.

 

그보다는 ‘말도 못꺼내는 분위기’ 바로 그것이었다고 하여야 옳을 터이다. 공인회계사들은 세무사라는 덤을 너무도 당연한 특권 쯤으로 여겨 온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오랜 동안 별다른 관심조차 없으면서도, 막상 문제의식을 느끼는 마당에서는 그러한 덤이 조조 장군의 계륵 같은 대상이었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직역에 속하는 지도

급 인사들이 일단 손아귀에 들어온 떡을 막무가내로 놓지 않으려 하였던 것이다.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이므로 법률분야의 일부인 세무대리 업무를 취급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주장되어 왔다. 공인회계사는 회계 전문가이므로 회계의 일부인 세무회계를 회계감사 업무와 함께 다룰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 왔다.

이러한 논거들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여겨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굳어진 논거를 송두리째 부정하면서 공인회계사나 변호사들은 세무사가 관여하는 세무대리에 가까이 접근도 말라는 식으로 세무사법을 개정하자고 함이 아니기 때문에 공인회계사나 변호사들은 이제 귀를 귀울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문제의 핵심은 사법시험이나 회계사시험이라는 국가시험으로 인정하는 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라는 이름에 세무사라는 명칭을 하나 더 얹어주는 불공평에 있다. 즉 변호사나 공인회계사가 세무사의 고유업무인 세무대리를 변호사법이나 공인회계사법에 근거하여 그들 명의로 취급하는 것은 자유라고 전제하기 때문에 하나의 시험으로 두 개의 타이틀을 따도록 하는 모순만이 문제인 것이다.

 

세무사제도가 변호사법이나 공인회계사법과 동일한 차원의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마당에 세무사라는 제도권 안에 시험근거 자체가 별다른 차원의 이단의 자격자들이 세무사의 이름표를 달고 들어오도록 하는 것은 형식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실질논리의 측면에서도 세무소비자라 할 수 있는 기장대리 의뢰인의 입장에서 회계감사가 고유직역인 공인회계사 또는 일반적인 의미의 법정소송이 고유직역인 변호사가 세무대리를 고유직역으로 하는 세무사의 명찰을 달고 세무업무 처리를 담당하는 경우에 혼동이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세무사제도는 질적으로건 양적으로건 간에 변호사제도와 공인회계사제도에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있다. 그리고 전문직역화는 하나의 시대정신이다.

분야별로 전문화를 지향하는 마당에 불공평의 극치인 자동자격 부여제도를 이제는 정비하여야 마땅하다.

 

애초부터 잘못된 제도적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 요컨대 이는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세무대리의 금지가 아니라 그 경계선만은 분명히 하자는 조화의 논리이다. 

 

 

제 378호 (200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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