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 승인한 '국가 통계'의 작성 절차나 내용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통계 및 주제별 전문가 69명이 참여, 107개 국가승인 통계의 품질을 진단한 결과 모두 641건의 개선 사항이 지적됐다고 22일 밝혔다.
지적 내용별로는 자료 세분화 및 심층분석 부족으로 활용 편리성이 떨어지는 사례가 20%로 가장 많았고, '모집단 및 표본관리 부실'과 '작성지침 등 관련 문서화 미흡'이 각각 8%, 7.5%로 뒤를 이었다.
통계 이용자의 만족도도 5점 만점에 평균 3.5점 수준에 그쳤다. 부문별로는 기업경영 통계의 만족도가 3.9점으로 높은 반면 주택.토지 부문은 3.3점으로 평균을 밑돌았다.
◇ 99년 모집단을 그대로, 조선 통계는 9개 업체만
산업은행이 집계하는 기업재무분석 통계의 모집단 자료는 여전히 지난 99년 통계청이 작성한 광공업 통계조사와 전국사업체 기초통계조사 결과를 사용하고 있어 표본의 대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박건조협회의 선박건조 통계의 경우 모집단이 9개 대형 조선업체로만 구성돼 나머지 64개 영세 조선사의 수주 및 건조량은 항상 빠져있다.
각종 이익단체들의 임금 통계 모집단도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임금 등 각종 근로조건의 결정은 기업체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대부분 임금 통계는 단위 사업장 및 사업체를 토대로 산출되는 점,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소규모사업체 근로실태조사.사업체 근로실태조사 등 비슷한 조사가 같은 업체들을 상대로 중복 실시되는 점 등도 문제로 거론됐다.
◇ 어떤 투자, 어떤 임금을 말하나
통계 대상의 정의가 뚜렷하지 않고 각 기관별로 달라 신뢰성과 통계간 교류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하는 200대 주요기업 설비투자 계획조사와 전경련의 기업 시설투자 동향조사는 각각 '설비투자'와 '시설투자'의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노동부가 작성하는 임금구조 기본실태조사에서 임금은 현금 급여만 가리키는데 비해 엔지니어링진흥협회의 엔니지어링 임금실태조사에서의 임금은 현금 급여 뿐 아니라 퇴직금충당금, 사회보험 등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다.
◇ 경기전망 지수는 항상 '100' 이하
기업경기조사나 소비자전망조사 등 경기전망 통계의 경우 기준 문제로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부분 경기전망 조사의 경우 현재 시점에 대한 평가는 항상 기준 '100'을 밑돌며 부정적 견해가 우세하고, 미래 전망의 경우 항상 현재 시점 지표 보다는 높아 경제 주체들의 정확한 경기 인식 변화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전망 조사 지표도 기준 지수를 정해 변동 상황을 보다 알기 쉽게 나타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전망 통계에 계절적 변동 요인을 반영, 조정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밖에 금융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통계의 공표 일정이 사전 예고되는 않는 점, 국가간 비교 통계 제공이 미흡한 점, 조사개요.방법.품질상태 등 해당 통계의 배경 정보가 부족한 점 등도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아울러 친환경 농산물 및 고부가가치 작물 관련 통계, 복지 부문의 각종 통계 등 새로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종 통계 개발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통계청은 이같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통계 작성기관의 자체적 품질 관리를 위한 매뉴얼 등을 보급하고 표본 설계와 계정 조정 등 작성 기술을 지원, 국가 통계 품질을 높여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