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지준율 인상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11.15 부동산 대책에 이은 지준율 인상 이후로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콜금리 인상 등 후속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한은 이 총재는 지준율 인상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준율 인상이 부동산에도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을 보고 지준율 인상을 결정했거나 중앙은행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16년만에 지준율 인상이라는 규제 카드를 꺼낸 것은 부동산 시장 안정이 그만큼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경제분석팀장은 "통화정책의 시계열을 한참 뒤로 되돌릴 수도 있는 지준율 인상을 실시하고도 부동산용이 아니라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며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상황이 아닌 데 과잉 유동성 때문에 지준율을 인상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집값 잡기용"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유재호 연구원도 "통화량이 최근 몇년간 크게 증가한 곳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국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현상"이라며 "이례적인 지준율 인상이 100% 부동산용은 아닐 수는 있지만 부동산을 보지 않고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한은과 금융감독당국간 공조를 통한 후속조치가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공급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대출 등은 확대하는 방식으로 창구지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감독은 물론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은행권 외화대출 감독 역시 집값 안정용 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당국의 정책이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연결될 경우 지준율 인상이 집값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로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콜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씨티은행 오 팀장은 "지준율 인상은 한은이 긴축정책 쪽으로 경도돼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한은 스스로 지준율 인상의 효과가 작을 것이라고 인상한 만큼 내년 상반기내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유 연구원도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적인 후속조치가 나올 수 있다"며 "경기 회복세가 확인될 경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콜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