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제조물책임법(PL법)은 제조물 결함과 손해에 대한 입증책임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손해배상제도 역시 피해자의 재산상 손실과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창경 한국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염곡동 소보원 대강당에서 '제조물책임제도의 정책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11회 소비자의 날' 기념 정책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PL법 도입 이후 제조물책임사건 발생시 사업자가 소비자의 과실을 이유로 배상을 거절하거나 사업자는 결함을 인정해도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제조물의 결함 또는 결함과 손해와의 인과관계 입증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은 "제조물책임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나 그 가족 등은 적지 않은 물질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받지만 현재의 손해배상제도는 그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자료를 현실화하는 한편 실제 손해액이 적은 경우 실제 손해 외에 일정한 위자료를 인정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PL법은 제조자책임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판매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판매자도 제조물의 성질 및 위험성 등을 알고 있어야 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배상청구를 판매자에게 하는 것이 편리하고 실익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판매자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고"고 주장했다.
강 연구위원과 함께 주제발표에 나선 박성용 소보원 연구위원은 " PL법은 표시상의 결함을 제조상 결함, 설계상 결함 등과 함께 결함유형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공법)과 PL법은 법의 성격이나 목적 등이 서로 달라 PL법의 입법 정신이 표시광고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