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종합부동산세 납부가 시작된데 이어 내년부터는 2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가 50%로 중과되면서 연내 집을 처분하려는 막바지 절세 매물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시세보다 싸게 나온 매물은 연내 등기를 매수자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실거래도 성사된다.
그 양은 소수지만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2주택자 양도세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상향조정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주택 보유자들의 매물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 달 말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보고 부담을 느낀 집주인중 일부가 내년 양도세 중과 전에 집을 내놓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재건축 단지는 최근 2주택자 매물이 나온데 이어 지난 주 중반부터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 1단지 15평형의 경우 매수-매도자간의 가격 조정을 거쳐 9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아직까지 매매나 증여 등 조치를 취하지 못한 2주택자 일부가 12월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시세보다 싸게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그 수가 많지 않지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실거래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달 말 급매물이 나와 시세보다 5천만원 정도 떨어진 채 팔렸다.
시세가 13억1천만원이던 34평형은 이보다 6천만원 싼 12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거래됐고, 14억9천만원짜리 35평형은 14억4천만원에 급매물이 등장해 새 주인을 찾았다.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에도 2주택자의 매물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둔촌 주공 34평형의 경우 시세 10억6천만-10억7천만원 짜리가 최근 3천만-4천만원 싼 10억3천만원에 팔렸다.
SK선경공인 박노장 사장은 "지금 급매물의 70-80%는 2주택자의 절세 매물"이라며 "한나라당의 양도세 완화 당론 채택이 무산된데다 종부세 과세 대상도 종전 6억원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실망한 일부 주인들이 집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매물의 특징은 내년 세금 중과를 피하려는 게 목적인 만큼 연내 매수자 명의로 잔금납부 및 등기를 끝내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매수자가 자금사정상 연내에 잔금을 못낼 때는 잔금은 내년에 받더라도 등기는 올해까지 하고, 매수자가 잔금을 주지 않을 경우 등기를 다시 매도자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이면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동구 고덕동에도 지난 달 말부터 주공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주택자의 매물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버티고 있던 사람들이 막상 종부세가 부과되자 마음이 바뀐 것 같다"며 "종부세가 부과된 이후 소득이 없는 노년층의 걱정섞인 문의 전화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절세 매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내년 종부세 부과 기준인 6월 1일 이전에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그랜드공인 관계자는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주인들이 걱정은 하면서도 양도세 때문에 팔지를 못하고 있다"며 "2주택자의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준다면 매물이 훨씬 많이 나와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