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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ARS 사칭' 수법과 수사 방향>
[연합뉴스 2006-12-05]
해외범죄단체 연계 가능성 쪽으로 수사 진행

 

이달 2일 서울중앙지검 당직실에는 검찰청에서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전화가 왔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33통이나 걸려왔다.

 

피해자들은 한결 같이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상담원 연결 번호를 눌렀더니 어눌한 중국 옌볜 말투를 쓰는 여성이 사건 검색에 필요하다며 주민등록번호와 통장 잔액 등을 물어봤다고 신고했다.

 

서울동부지검에도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의 문의 전화가 10건이나 접수됐다.

 

검찰은 하루, 이틀 사이에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전화가 집중된 데다 복수의 남녀 상담원이 있었다는 피해자 진술 등으로 미뤄볼 때 금융 사기나 해외동포 밀입국 알선 범죄를 저지르려는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 강압적 방식으로 개인정보 요구 = A씨(여)는 이달 1일 오후 4시께 중국 옌볜 말씨의 상담원 여성으로부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니 4일 검찰청에 나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여성은 사건 검색에 필요하다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 번호, 계좌번호, 통장 잔고 등을 물어본 뒤 전화를 끊었다.

 

자칭 상담원인 이 여성은 이튿날 오전 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물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형사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가 서울지검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혹시나 싶어 바로 검찰청 민원실로 가서 자신이 전화받은 내용을 알렸다가 검찰에서 전화를 걸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일 오후 서울동부지검 민원실의 한 직원은 70대 노인으로부터 황당한 피해 사례를 하소연하는 전화를 받았다.

 

검찰에서 이날 오후 법정에 출석하라는 전화가 왔었는데 조사받은 일도 없으니 검사실 번호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직원은 검찰청이 아니라 법원에서 전화가 온 것 같다며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원 전화를 안내했다.

 

서울동부지검 민원실은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의 민원 전화가 또 걸려오자 조직범죄 가능성을 의심한 채 수사 라인으로 이 사실을 알렸다.

 

피해자들은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ARS 상담원으로부터 사기, 조직 폭력 사건에 연루돼 있고, 통화 내용도 녹음되고 있으니 묻는 말에 대답하라는 식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 해외범죄 단체 연계 가능성 수사 = 검찰은 최근 집중적으로 피해 사례가 신고됐던 국세청 세금 환급 사기 사건처럼 중국동포 등이 연루된 범죄 조직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15일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 직원을 사칭해 세금이나 보험금을 환급받으라며 피해자들을 은행 현금 입출금기로 유인해 통장에 있던 예금을 계좌 이체 받아 가로챈 중국인 4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들은 보험료를 환급받게 됐다는 ARS전화를 걸어 상담원이 은행 현금 입출금기로 가서 환급 절차를 밟으라고 유도한 뒤 예금을 이체 받는 수법으로 2개월 여 만에 9명에게서 1여억 원을 가로챘다.

 

당시 경찰은 이들로부터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 계열인 '신이안파' 조직원이고 일본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파'가 연계돼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져,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전화를 건 일당 역시 해외 범죄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중국동포 등이 국세청 세금 환급 사기범들처럼 금전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통장 잔액 등 신용 상태까지 포함한 개인 정보로 여권 위조를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남성이 경찰이라고 전화한 뒤 다시 여성 상담원이 검찰청 직원이라고 재차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번으로 발신자 번호가 찍히는 시스템을 역추적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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