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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무역구제' 결렬 배경과 전망
[연합뉴스 2006-12-07]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예상대로 6일(현지시각) 무역구제 분야에서 암초에 걸렸다.

우리측이 무역구제 절차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이날까지 가부 답변을 달라고 최후통첩을 보낸지 하루만이다.

미측은 일괄적으로 수용 여부를 묻는 한국의 태도가 비합리적이라는 반응이지만 우리측은 무역구제는 절대 관철시켜야 할 5차 협상의 최대 목표라는 점에서 회의 중단을 선언하는 강수를 뒀다.

미측의 입장 선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무역구제 등 일부 분야 협상의 진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미측이 우리의 요구사항중 일부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다 무역구제와 관련된 미국의회 통보시한인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치열한 '물밑 접촉'이 예상된다.

특히 무역구제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될 경우에는 양측의 첨예한 쟁점인 자동차와 의약품 분야의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입장차 큰 무역구제 결국 결렬
무역구제 절차의 개선은 우리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가장 크게 기대했던 분야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4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제로잉' 규정 철폐 등 14가지를 요구하다가 무역구제 절차 개선의 시한인 올해 연말을 앞두고 협상여지가 큰 산업피해 판정시 국가별 비합산 등 5가지 반덤핑 절차 개선 요구를 선별, 이번 협상기간에 미측에 제시했다.

무역구제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법상 늦어도 올해 말까지 관련 규정의 변경 가능성을 확정, 미국 의회에 통고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이번 협상이 성과를 낼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측은 우리측의 최후통첩을 받고도 이날 뚜렷한 가부 답변을 제시하지 않았다.

백두옥 무역구제 분과장은 "미국의 존 핸더슨 분과장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법률 변경 여부를 의회에 통보할지 답변하기 힘들며 이는 워싱턴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의견을 전달, 김종훈 수석대표와 논의한 뒤 회의장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무역구제를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한 대립을 빚는 이유는 미국의 반덤핑 등 무역구제 조치를 둘러싸고 자국내 업계의 이해관계가 크기 때문이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도 "무역구제의 경우 미측도 상당히 어렵게 생각하는 사안이고 과거 미국이 다른 나라와 맺은 FTA에서도 그런 입장을 읽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활용하는 무역구제 조치를 개선하지 않고는 FTA의 기대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만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는게 우리 협상단의 생각이다.

이처럼 양측 협상단의 입장이 양극을 달리면서 결국 이날 충돌을 빚은 셈이다.

 
◇물밑 접촉 진행..협상여지는 남아
일단 무역구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일부 분과회의가 중단되는 등 5차 협상이 파행을 겪게 됐다.

그러나 미측의 미묘한 입장 변화 등 고위급 접촉을 통한 전격적인 해결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 행정부가 미의회에 무역구제 관련 사항의 변경을 통고하는 시한이 올해 연말인 만큼 공식 협상이 아니더라도 양측간 치열한 접촉이 예상된다.

실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미의회 의원 등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종훈 수석대표는 "김 본부장이 주로 미의회 의원들을 주로 만나고 있으며 (무역구제와 관련된) 우리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말해 고위급의 막후접촉을 통한 전격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미측이 요구사항중 일부만 수용할 경우에는 (즉시 결렬로 몰지 않고) 대응전략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 역시 "워싱턴에 돌아가면 연말까지 의회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한국의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게 될것"이라고 타협 여지를 남겼다.

◇무역구제 고개 넘으면 자동차 급물살 가능성
만일 무역구제 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에는 자동차나 의약품 분야에서도 양측의 이견 조율이 급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역구제 분과의 결렬을 이유로 미국의 관심분야인 의약품과 자동차 작업반회의를 우리측이 중단시킨 점에서도 엿볼수 있다.

무역구제 분야의 논의를 진척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의약품과 자동차를 사용한 셈이지만 역으로 보면 연계해 처리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 김종훈 대표는 "미측이 배기량 기준 세제 개선을 요구해온 자동차 분야는 전체 협상의 진전이 있을 때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무역구제에서 진전이 있는 상황일 때 자동차 분야에서 노력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역구제라는 산등성이를 넘을 경우 전체 협상의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 수석대표는 이날 나머지 분과는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역구제 분과의 결렬이 한미FTA 협상 전체의 결렬로 비쳐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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