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다국적 기업과 거부들의 '조세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올들어 네덜란드에 법인을 옮기거나 세운 외국기업 수가 1천600개로 전년대비 50%나 늘어났다고 dpa 통신이 6일 보도했다.
다국적기업 연구센터(SOMO)란 단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기업 2만개 이상과 거부들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네덜란드에 거주지를 옮기거나 법인을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처럼 우편함만 있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돈세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SOMO는 덧붙였다.
이처럼 기업과 부자들이 몰려들면서 네덜란드 재무부는 조세수입이 늘어나는 혜택을 받겠지만 네덜란드의 국제적 명성은 크게 훼손될 것같다고 dpa 통신은 분석했다.
실제 네덜란드 재무부의 조세수입은 연 12억 유로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132개 신탁 회사들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엄청난 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의 통계치로는 지난 2002년에만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의 8배 가량인 3조6천억 유로 가량의 돈이 네덜란드를 거친 것으로 추산됐다.
SOMO의 연구원인 마이클 반 다이크는 "우편함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발효되는 네덜란드 조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법인세는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이자소득세는 5%로 인하된다.
이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네덜란드에 세운 자회사에 거액의 대출을 일으키고 이에 따른 이자는 자회사로부터 챙기면서 이자소득세는 최소화하는 유혹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 다이크는 이같은 세금회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개발도상국 등 가난한 나라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국적기업들이 네덜란드가 많은 개도국과도 이중과세방지 협정을 맺고 있는 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우편함 회사를 이용한 조세회피 방식으로 작은 경쟁회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반 다이크는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의 엔론 회계부정 스캔들과 이탈리아 파르마라트 스캔들 등도 네덜란드의 우편함 회사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케아, 미탈스틸, EADS 등 거대기업들이 네덜란드 밖에서 영업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본사는 네덜란드에 두고 있다.
특히 에어버스의 모회사인 EADS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있으나 회사 웹사이트엔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스페인 등 실제 영업장소의 전화번호만 올라 있다.
조세회피 전문가들은 남미 부자들의 재산 가운데 50% 이상이 조세회피국으로 옮겨져 있으며, 중동의 경우 그 비중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