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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속세 완전포괄제 도입의 의미 -송쌍종 교수

 

노무현 대통령은 전국 세무관서장 초청 오찬에서 “지난 선거 때 일단 포괄주의를 한다고 했는데 법 조항을 만들려고 생각해 보니 난감하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6월13일). 그는 입법의 어려운 점으로 ⑴재산이 늘어난 원인을 밝히기 쉽지 않다는 점 ⑵편법으로 상속받은 주식이 오를 때도 있지만 내릴 때도 있다는 점 ⑶포괄과세를 하려면 과세대상 기간을 나눠야 하는데 이 기간만 피하면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고 한다.

 

선거공약으로까지 내세우며 상속ㆍ증여세제에 완전포괄주의 과세원칙을 도입하겠다는 정책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또한 그 도입을 통하여 상당한 정도 재벌 관계자들의 조세부담을 늘리고, 어느 정도 공평과세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는 점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채택하는 것만으로 변칙적인 부의 세습을 일삼는 재벌들의 탈세행태를 발본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런 사고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세법은 상속과 증여의 유형을 나열하고 그 유사한 행위에 대하여도 세금을 부과하는 ‘유형별 포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들 말한다. 이를 보완하여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다고 함은 세법에 열거되지 않아도 실질적인 상속이나 증여가 있다면 그것에 세금을 매긴다는 원칙의 채택을 뜻한다. 즉 법률이 정한 과세요건과 유사한 경우에 법률의 보완없이 과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과세하지 않는 대상만을 열거하고 그 반대는 모두 과세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Negative-List System에 해당한다. 법인세법이 이 예에 속한다.

 

이에 대하여 소득세법은 과세할 대상만을 제한적으로 규정하여 그에 해당하는 것만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제한적 열거주의’를 채택한다. 이는 적극적으로 과세대상을 열거하고 그 반대는 모두 비과세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Positive-List System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현행의 상속세및증여세법의 원칙은 이들 두 기제의 절충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상속ㆍ증여세제를 법인세법처럼 완전포괄주의에 의하려 한다면 입법기술상의 문제가 있다. 법인세처럼 회계장부를 전제로 하는 근거과세가 불가능하므로 입법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이미 열거규정된 증여재산이나 상속재산에 유사한 것을 모두 과세대상으로 한다는 원칙규정을 두어야 하는데, 이는 조세법률주의의 입법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입법의 실효성도 문제이다. 상속ㆍ증여재산의 대종을 이루는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은 예외없이 전산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증권자산도 현행법에 의하여 그 전모의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포괄주의의 채택으로 과세기반을 넓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법시행과 관련되는 부작용도 문제이다. 유사한 과세대상을 모두 파악하는 데에는 세무공무원의 재량이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행법을 보다 구체화한다는 차원에서 종래에 소홀히 하여 왔던 부분, 예컨대 적자회사를 헐값에 인수하여 상장법인으로 키울 경우에 무대책으로 방치한다거나 부동산의 저율평가를 견지함으로써 과세평가면의 저율과세를 결과하는 등과 같은 과세불공평을 바로잡는 일이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증여개념을 고유개념으로 명정하는 등 가능한 한 현행법의 구체화를 통한 과세기반의 확충을 꾀하되, 현재로서도 포착될 수 있는 과세대상에 관한 합리적인 수준의 상향평가를 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립대 교수ㆍ법학박사>

 

 

제 371호 (200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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