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와 복지제도를 연계한 근로장려세제(EITC)의 도입이 대형 장애물을 만났다.
사학법 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에 내년 대선정국을 앞둔 '선심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관련 법안이 올해를 열흘 남짓 남겨둔 현재까지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재정경제부와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재정경제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지난달부터 모두 8차례의 심사를 거쳐 대부분 세법 개정안에 합의했으나 제출된 안건중 최대 주요항목으로 분류되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근로장려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총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배인 1천700만원 미만인 근로자 가구로 18세 미만 자녀를 2명 이상 부양하는 가정에 대해 소득구간에 따라 가구당 최고 80만원의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 정기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모두 이 법안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고 있으나 제도 시행시 이를 뒷받침할 소득파악의 인프라 마련 여부나 대상의 적정성 등 '기술적 문제'에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대외적 명분일 뿐, 실제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근로장려세제가 '선심정책'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여야가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정부와 노동단체 등의 솔직한 '고백'이다.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예산안이 '볼모'로 잡혀 처리가 20일 이후로 미뤄진 상태에서 예산부수법안인 여타 세법 개정안은 이에 맞춰 함께 처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장려세제는 '선심논란'이 확대될 경우 통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예산은 연내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준예산 제도를 통해 당장 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근로장려세제는 엉뚱한 논란으로 연내 법 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 2008년 온전한 실시가 어려워진다.
2008년 실시될 이 제도의 토대가 2007년 소득이므로, 일자리를 수시로 옮기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법 통과가 해를 넘길 경우 법 통과 이전 소득파악이나 자료증빙 확보 등에 문제가 생겨 실시 시점 자체가 미뤄져야 하거나 '반쪽'으로 시행되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근로장려세제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나머지 전체 세법 개정안을 합한 만큼의 영향력이 있는 중요한 제도"라며 "오는 18일 다시 한 번 열릴 조세소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서에서 "민생을 위해 여야는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해득실을 잠시 접어두고 노.사.정 합의정신에 따라 저소득 노동자의 어려운 형편을 살펴 근로장려세제를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