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나라의 10대 회계법인 중 6곳은 본업인 감사 수입보다 컨설팅 등 비감사 수입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실과 달리 국회에 제출된 공인회계사법의 겸업 금지조항이 너무 미약하고 추상적이어서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회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등 정부 관계 부처에 따르면 2002회계연도(2002.4.1∼2003.3.31)에 우리나라 10대 회계법인 중 삼일, 안진, 영화, 하나, 대주, 신우 등 6곳은 회계감사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보다 비감사 수입이 최고 배 가까이 많았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의 경우 지난해 매출 2508억원 중 감사 부문은 8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5.7%에 불과한 반면 경영 진단 등 비감사 수입은 1613억원으로 64.3%를 차지했다.
2위와 3위인 안진과 영화회계법인 역시 비감사수입 비중이 각각 53.85%와 51.94%에 달해 대기업 회계감사업무를 독식하고 있는 대규모 회계법인일수록 비감사수입 의존도가 더 높았다.
반면 회계감사 수입이 비감사 수입보다 더 많은 곳은 삼정(63.41%), 안건(76.01%), 신한(66.80%), 삼덕(73.67%) 등 10대 법인 중 중하위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회계법인들의 비감사 수입 의존도가 이처럼 높은 데도 국회에 제출된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은 회계기록ㆍ재무제표 작성, 내부감사업무 대행, 재무정보구축운영, 기타 대통령이 정하는 업무만 회계감사와 동시 수임을 금지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재경위는 정부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피감사회사의 비감사업무를 전반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회계감사 대상이 되거나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일부 업무만 제한하고 있어 이해 상충의 근본적인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도 정부의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에 대해 "감사업무와 비감사업무의 업무적 관련성보다는 근본적으로 회계법인의 경영수지를 피감사회사에 의존하는 데에서 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제 371호 (2003.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