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이 큰 금융 부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FTA 와 금융산업의 경쟁력'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FTA 금융 협상의 적용 범위와 관련해 우리나라 공공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특혜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과 우체국 보험 등에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에도 과거 FTA에서 주택금융과 농업금융, 학자금 금융 등 정부 지원 사업(GSE)에 대해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 소지가 큰 부분에 대해서는 기능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나 공공성이 큰 부문에 대해서는 FTA 적용을 배제해 정부의 특혜를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은행의 경우 우리나라의 독특한 금융제도의 산물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감안해 공공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연구위원은 "국책은행은 시장 실패를 보정하고 제2의 최종 대부자 기능 등 공적 기능을 담당한다"며 "고위험 등으로 시장이 자원 배분의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거나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는 경우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FTA 등을 통해 금융 개방이 가속화돼 은행 산업의 공적 기능이 급격히 변화되면 은행의 사회적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장기적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며 "시장의 실패 혹은 시장 부재의 경우에는 정책적 관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공적금융 사례로 연방주택금융공사와 모기지 전문기관, 지방정부의 산업수익채권, 중소기업청의 직접융자 및 협조융자 등을 소개했다.
한편 하 연구위원은 "국경간 거래는 과거 FTA들의 사례에 비추어 보아 협정문에 명시적으로 열거된 분야에 대해서만 허용되겠지만 자산운용업과 보험중개업은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문제와 단기 자금이동 증가로 금융시스템이 불안해 질 가능성이 있고 금융노하우 이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므로 보수적,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전문가 또는 대형기관들 간의 거래에 한해 실용적 관점에서 허용 범위를 결정하고 공급자 등록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위원은 "상업적 주재 관련 잔존 규제 중에서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고객 자료를 해외의 전산센터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할 지 여부 등 외국은행의 본지점간 업무위탁 문제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며 "현재도 감독당국의 승인 하에 상당 부분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측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한 뒤 이 기회에 관련된 국내 법제도를 정비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