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며 사색의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이 피곤해서 책을 못 읽는다면 일시적인 증상인지 지속적인 증상인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책을 편 지 10여분이 채 안 되어서 안통, 두통, 어지러움증이 밀려와 책을 덮어야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안정(눈동자)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안정피로는 눈의 만성피로로서, 휴식을 취해도 낫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정피로’는 어린이, 성인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어린이는 안구성장에 따라 시력도 성장하는데, 양쪽 시력이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하거나, 이미 발달된 시력이라도 점점 더 나빠질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잦은 모임과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성인들은 정기적인 시력체크에 무관심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 눈만 계속 나빠지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은 물론 정규 학습량이 많은 어린이들이라면 조기에 안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지속적인 ‘안정피로’를 몰고 오는 주범은 주로 짝눈, 즉 부등시이다. 양쪽 눈이 2디옵터 이상 차이가 난다면 ‘부등시성 안정피로’가 생길 확률이 높다. 한쪽 눈의 시력이 1.0이라고 해도 다른 쪽 눈이 0.1이라면 당연히 눈의 피로가 병적 수준으로 심각해진다.
근시, 원시 같은 굴절이상 때문에 시력 차이가 생기는데 양 눈 시력 차이가 클수록 거리와 크기가 각각 다르게 보여서 두통과 현기증을 유발한다. 한쪽 눈이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디옵터)이고, 다른 눈은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디옵터)인 경우도 역시 부등시로 볼 수 있다. 미취학 아동을 부모가 아무리 닥달해도 책을 읽기 싫어하고, 한쪽 눈을 찡그리는 버릇이 있다면 굴절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학령기 아이의 심한 짝눈은 안경보다 렌즈로 교정하는 것이 좋다. 안경은 어린이들의 안통이나 두통,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 등이 더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 눈을 각각 교정할 수 있고, 근시 진행을 막아주는 효과도 안경보다 5배나 큰 특수교정렌즈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밤에만 착용하면 낮에는 맨눈으로 다녀도 잘 보인다는 것도 장점이다. 어린이 짝눈 치료의 경우 시력 교정 효과와 약시를 확인하기 위해, 굴절이상 교정후에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눈이 좋다고 방심하며 눈을 혹사시키는 사람들일수록 ‘부등시성 안정피로’에 시달리기 쉽다. 특히 수험생이나 대학생들은 시력 차이가 커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예비 수험생은 활자를 보면 생기는 두통, 어지럼증을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시간 부족으로 안과의 정밀검사 후에 안경 처방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 대충 도수를 조절한 안경을 끼기 때문에 피로가 가중된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 이후가 되면, 안구건조증까지 겹쳐 안정피로를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안정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은 사위, 사시이다. 이는 눈이 벌어지거나 모이는 것으로 양안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안정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에 성인에서 안정피로를 많이 일으키는 원인은 안구건조증이다. 컴퓨터로 장시간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이 많이 시달린다.
노안의 경우에도 가까운 곳을 보려고 집중하면 머리가 무거우면서 침침하고 피곤해지므로 안정피로가 온다. 초기에는 노안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는 적절한 도수의 돋보기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정피로를 피하려면 원인을 알아내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짝눈인 경우는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렌즈로 교정하는 것이 좋다. ―5디옵터 이하라면 성인이라도 밤에만 착용해, 낮에는 맨눈으로 다닐 수 있는 특수교정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교정 안경이나, 일반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단 시력이 나쁜 눈 쪽 렌즈의 도수를 너무 높게 잡지말고, 시력이 좋은 쪽에 맞추어 스스로 편안할 정도로 교정 도수를 낮춰서 맞추어야 한다. 사시나 사위인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안건조증이라면 인공눈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안의 경우 돋보기의 사용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신영주 교수는 “짝눈의 경우는 콘택트 렌즈 착용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안건조증 등 또 다른 안정피로를 몰고 올 수 있어, 영구적인 치료로는 시력교정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