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4호선 17개 역 천장과 벽에서 석면이 마감재로 쓰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가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23일 "이젠 지하철 탈 때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겠다", "2호선은 타지 말아야 겠다"고 반응하는 등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석면의 위험에 어느 정도 노출돼 있으며, 과연 안전한 것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공기 중 석면 농도는 기준치 이하"
석면이 검출된 지하철 역은 지하철 2호선 시청, 을지로 입구, 신림, 영등포구청 등 14곳, 3호선 충무로, 4호선 성신여대 입구, 숙대 입구 등 모두 17곳이다.
서울메트로가 지난해 말 지하철 1∼4호선 역사 117개의 승강장 천장과 벽의 석면 함유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서울메트로는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천장재 등의 도포(塗布)를 위해 사용된 고형(固形)물질로 공기 중에 날릴 우려가 없으며 공기 중 석면농도는 환경기준치(0.01개/㏄)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석면의 작업장 노출기준은 0.1개/㏄ 이하, 실내공기질 기준은 0.01개/㏄ 이하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역사 내 공기 중 석면농도를 2001년부터 실내공기질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측정하고 있는데 모든 역사에서 기준치 이내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지하철 1∼4호선 전체 지하역사 대기 중 석면농도 평균은 0.0023개/㏄였으며 시청역 0.0033개/㏄, 서울역 0.0072개/㏄ 등 1∼4호선 모든 역사의 석면농도가 공기 중 석면농도 기준치(0.01개/㏄) 이하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4월 서울메트로가 노사 합동으로 냉방화공사가 진행 중인 2호선 홍대역 등 4개 역사에 대한 공기중 석면농도를 미국 분석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모든 역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메트로는 이번에 석면이 나온 이상 석면 검출 역사를 '석면특별관리역사'로 지정해 매월 공기질 모니터링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역사 냉방화 공사 등 대규모 공사를 실시할 때 역사 내 석면함유 물질을 단계적으로 제거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시민 모두가 석면에 노출될 우려 있다"
서울메트로 노조(서울지하철노동조합)는 이번 조사 결과가 시민 모두가 석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증거라며 회사 측의 입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번에 조사된 지하철 승강장 천장에서는 석면이 최고 25%나 함유돼 있었다"며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석면이 사용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건강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석면이 함유된 지하철 천장은 수십 년 동안 누수와 전동차 운행으로 인한 진동, 각종 공사 등으로 파손돼 시민들이 직접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걱정을 앞세우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역에서 에스컬레이터 등의 편의시설 설치 공사나 냉방화 공사 등을 시행하고 있어 공사 과정에서 석면이 사용된 자재 등이 훼손돼 지하철 역내로 퍼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이날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전체 지하철 역사의 석면, 라돈 등 인체유해물질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지하환경에 대한 관리기준 및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서울메트로, 노동부, 환경부,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