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3일 TV 생중계를 통해 발표한 신년연설에 대해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은 대체로 어려운 민생경제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4년 재임 동안의 공과를 허심탄회하게 밝힌 데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겼다.
지방의 학계인사 및 기업인, 시민단체 관계자, 일반 시민 등은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이 구체적 실행 계획 없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비전을 제시하는 데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김수연(34.주부.광주광역시)씨는 "노 대통령이 현재 경제의 어려움이 전 정부 때문이라는 듯 말하는 모습은 아쉬웠다"며 "특히 사교육비 절감 등 교육문제에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아 실망"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서정훈 사무처장는 "현 정부의 실책에 대한 해명으로만 일관하다 보니까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한미 FTA, 대북관계,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 없이 여러 과제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면서 "특히 민생문제에는 국민이 느끼는 고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동의대 강정규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큰 고통을 받았던 서민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건설경기 침체라는 지방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부산참여연대 노승조 시민사업국장은 "국가경제 발전과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장밋빛 청사진에 비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미흡했다"면서 "특히 경제분야에 대해 만족한 듯 말했지만 여론은 반대"라고 꼬집었다.
반면 참여정부의 부동산 및 양극화 해소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지속적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영기 사무처장은 "부동산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르고 전국이 투기장이 된 만큼 더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캄보디아 수준인 우리나라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양극화 해소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의 시민행동21 이병렬 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균형 발전이나 분권 정책, 부동산 정책은 역대 어느 정권과 견줄 수 없는 새로운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대진대학교 철학과 이상훈 교수는 "노 대통령이 4년 간의 참여정부의 실적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부분이 심금을 울렸다"면서 "21세기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의 평가를 뒤로 하고 남은 임기 동안 경제에 전념해 달라는 주문도 제기됐다.
경남지역 사회단체 대표인 김모(38)씨는 "노 대통령이 신년특별연설을 통해 희망을 주길 바랐지만 1시간 동안 이전 경제정책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 것 같다"면서도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경기부흥책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