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金秉準)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25일 "여기 와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글로벌 개방체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의사결정 및 권력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었다"면서 이런 중대한 변화에 걸맞는 대외관계의 다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대통령 특사로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다보스 컨그레스 센터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소감은.
▲ 여기 와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글로벌 개방체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의사결정 및 권력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 국제무대에는 새로운 영향력을 지닌 국가들의 부상 등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어제 개막연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거기에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거론했다. 이런 나라들이 거대한 소비시장인 동시에 새로운 제조업 및 서비스의 본산으로서 앞으로 상당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그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절하게 다 담아야 하는 만큼, 앞으로 국제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예를 들어 유엔안보리와 같은 곳에서 아직까지는 그들의 목소리가 의사결정 구조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여기 저기서 그래서는 안된다면서 교정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 우리도 이 같은 달라지는 국제적 의사결정 체제와 새로운 국제관계의 파워 스트럭처(권력 구조) 에 관심을 갖고, 우리의 대외관계를 중국, 일본 뿐만아니라 인도.브라질.남아공 등으로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번 포럼에서 느낀 다른 점은.
▲ 또 하나는 지역통합, 일례로 유럽연합(EU)이라는 다자 체제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파워를 갖고 세계를 이끌 수 있겠는 가 하는 점이었다.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U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경우 국가간 조세경쟁에 직접 뛰어 들어 역할을 시도할 정도이다.
-- 유럽 순방의 주 목적은 무엇이었나.
▲ EU의 재정 문제와 인적 자원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 재정 문제와 관련한 순방 내용을 소개해달라.
▲ EU 및 OECD 담당 전문가들을 만나 '한국의 재정 및 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를 물었다. OECD담당자는 우리의 재정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한 나라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사회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현재 투자할 만한 재원이 한국에 별로 없다는 얘기였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조세구조와 관련해 재정 베이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모든 국가들이 글로벌 개방체제에 따른 조세체제와 재정체제의 변화를 놓고 많이 생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고민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EU 국가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법인세 인하경쟁이다.
국가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하고, 그럴려면 조세 및 재정 체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고, 이번 순방 과정에서 EU와 OECD에서도 확인했다.
우리의 조세부담률은 25∼26%에 불과하나, 영국은 40∼50%, 핀란드는 50% 수준에 이르고 있다.
-- 인적 자원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 이번 순방 과정에서 만났던 EU와 OECD 전문가들은 모두가 다 '인적 자원(human resources)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럽정책센터(UPC)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적 자원 개발의 필요성과 함께, 그 과정에서 국가의 중요성을 누누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