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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가입자는 마냥 봉인가
[연합뉴스 2007-01-31]

 

자동차보험료가 다음달 중순부터 또 오른다니 울화가 치민다. 올라도 너무 자주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이후 매년 인상됐고 재작년과 작년에는 두 번씩 올랐다.

 

올 들어서도 벌써 자동차보험제도 개선이라는 그럴 듯한 포장으로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를 최고 25%나 올렸다. 그리고도 부족해 이번에는 전체 보험료를 회사별로 4.8~7.5%나 올린단다.

 

작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2%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 무사고 보험료율 조정분은 논외로 치고 이것만으로도 무척 높은 인상률이다. 자동차보험가입자가 무슨 봉이라고 보험료를 연거푸 올린다는 말인가. 손해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려는 이유는 물론 적자 때문일 것이다. 적자를 메우려면 가입자들에게서 걷는 수입보험료를 늘리거나 보험금과 사업비 지출을 줄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런데 보험회사들은 보험금과 사업비 감축 노력은 등한히 한 채 보험료 인상에만 매달린다는 게 문제다. 

   
보험회사들은 그러나 보험료를 올리기에 앞서 보험금이 새지나 않는지부터 돌아볼 일이다. 자동차사고가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을 놔두고 먼 곳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이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환자의 안위는 둘째이고 병원에서 주는 리베이트가 먼저이기 때문일 게다.

 

이를테면 환자를 사고파는 셈이다. 그리고 가벼운 상처만 입어도 입원하는 게 예사이고 완쾌돼도 퇴원하지 않고 장기간 버티는가 하면 심지어 출퇴근까지 하는 이른바 '나일론 환자'들로 인한 치료비 과잉 지급도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죽하면 정형외과 등 일부 병원은 자동차보험으로 먹고 산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사고만 났다 하면 이것 저것 모두 뜯어고치는 정비공장들의 편승 수리로 새어나가는 보험금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손보업계는 지급보험금을 수입보험료로 나눈 손해율이 적정 범위를 웃돈다며 엄살이지만 보험금 누수 요인을 철저히 차단한다면 보험료를 올리기는커녕 되레 10~20% 정도는 내려도 얼마든지 흑자 경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2000년의 29만481건에서 2005년에는 21만4천171건으로 감소했고 자동차사고 사망자는 1만236명에서 6천376명으로 40% 가까이나 줄었는데도 손해율 타령만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연간 8조5천억 원 규모의 자동차보험시장에서 25% 안팎을 차지하는 사업비만 조금 줄여도 업계의 수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보험회사들은 대리점에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등 아직도 외형 경쟁에 몰두하며 사업비 한도를 밥 먹듯이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보험금 누수 요인과 과당 경쟁은 자동차보험이 경쟁 체제로 들어간 1980년대 중반 이후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만성적인 고질병이다.

 

업계도 업계지만 그 동안 당국은 도대체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거의 모든 국민과 관련되는 자동차보험이 진정 경쟁력을 갖추려면 말로만 선진 경영을 떠들 게 아니라 보상 업무 혁신과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보험금 누수를 막으려는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보험료 인상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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