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마노프왕조 제4대 황제(1682∼1725)였던 표트르 대제(Pyotr I, 1672∼1725)는 러시아 절대주의의 확립자로 알려져 있다.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는 당시 러시아가 유럽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쳐져 있다고 판단해 1703년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항구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옮겨 유럽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로서의 역할이 가능토록 만들었다.
한편 표트르 대제는 신하들은 물론 자신의 긴 수염을 깎고 거추장스러운 옷을 유럽식으로 바꾸었다. 또한 귀족 부인들은 가슴이 깊게 파인 옷을 입고 무도회에 나와 술을 마시게 했다. 그는 젊은이들을 유럽으로 유학 보내고 유럽인을 초빙해 유럽의 문화와 기술의 도입에 힘썼다.
하지만 귀족들은 권위있는 긴소매를 짧게 하는 것은 물론 슬라브인의 긴 수염은 하늘이 준 것이라며 이를 지키려는 저항을 계속했다.
그는 수염을 자르는 것에 대한 귀족의 반대가 거세지자 수염을 기를 수 있게 하는 대신 ‘수염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세금을 내기 싫었던 러시아인들은 의외로 소중하게 가꿔온 수염을 쉽게 깎아버렸고 이러한 러시아의 근대화와 더불어 그는 ‘서방으로의 창구’를 확보하기 위해 발트해로 진출을 꾀했다.
그러기 위해서 당시 발트 해를 지배하던 스웨덴을 꺾어야 했던 표트르는 덴마크, 폴란드와 동맹을 맺고 스웨덴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 그는 징병 제도를 마련해 사관학교도 세웠으며 세원 마련을 위해 인두세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렇듯 ‘수염세’로 기억되는 표트르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러시아의 서구화와 근대화 정책을 성공으로 이뤄내 러시아를 발전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고 이후 ‘대제(the Great)’로 불리게 됐다.
북방 전쟁 중 새로 수도로 삼았던 페테르부르크(‘표트르의 도시’라는 뜻)는 오늘 날에도 그와 함께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세무사신문 제454호 (2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