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이 대출시 근저당권 설정비용 등을 은행이 부담하는 내용으로 표준약관을 개정하라는 고충위의 권고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향후 관계부처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표준약관의 개정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은행연합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현행 표준약관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이런 비용을 은행이 부담토록 한 사례는 없다"면서 "현행 약관도 이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있으므로 굳이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런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가에 따라 금리가 다소 조정되는 등 어차피 반영이 되기 때문에 현행 약관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도 공정위 등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고충위의 권고를 반영해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도록 표준약관 개정안을 만들어 제출해줄 것을 은행연합회에 요구해왔다.
앞서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은행이 담보대출을 하면서 근저당 설정비용을 대출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고 있는 은행여신거래 기본약관 등 표준약관은 고객에게 불공정한 조항"이라며 이를 은행이 부담토록 약관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고충위는 당시 부동산 담보권 설정.행사.보전 및 담보목적물 조사.추심비용은 은행에서 부담하도록 하고 부동산담보 해지비용 및 채무이행 지체에 따른 비용만 채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공정위는 그러나 은행연합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충위의 권고안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의 개정을 강행키로 해 향후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앞으로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약관심사자문위의 자문 등을 거쳐 약관을 개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더 협의를 해보겠지만 고충위의 권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한다"면서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