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체감경기 악화가 최근 교역조건의 악화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질구매력을 재기 위한 대표적인 거시지표로 쓰이는 실질GNI가 체감경기와 괴리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교역조건과 체감경기'라는 보고서에서 "국민경제 내 실질 구매력을 측정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의 증가율은 2005년 3.4분기에서 2006년 2.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된 반면, 교역조건은 계속 악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최근 교역조건의 악화가 국민의 실질구매력을 감소시키고 체감경기도 그만큼 악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교역조건을 악화시키는 IT업종의 수출단가 하락과 IT분야에 집중된 수출구조가 교역조건과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실질GNI 변동의 일차적 결정요인에 대해 실증분석을 한 결과 국민 실질구매력의 주요 결정요인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으로부터 창출된 소득"이라며 "실질 무역손실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국내 생산활동으로부터 창출되는 소득증가의 긍정적 영향에 의해 상쇄되는 만큼 교역조건 악화가 실질GNI에 미치는 영향력은 2차적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물론 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면 실질GNI의 증가율은 더욱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수출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낮춰 실제로 실질 GNI 상승률을 확대시켰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IT산업이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실질구매력을 하락시켰다는 주장은 IT산업의 수출유발효과를 통한 생산증대와 소득창출 측면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최근 국민경제의 실질구매력과 가계의 소비심리간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2004년 4.4분기 이전에는 소비자심리와 실질GNI 증가율의 동행성이 컸지만 이후에는 소비자심리지수와 실질GNI증가율 간에 괴리가 생기고 있고 수출제조업체의 체감경기와 실질GNI 증가세 간에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질GNI와 소비자.기업 체감심리의 괴리 현상은 시차효과, 거시경제지표의 현실경제 반영 등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이라며 "높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율, 고용과 노후불안, 기업채산성 악화, 노사문제 등은 시차를 두고 거시경제지표에 반영되기 떄문에 현재 경제정책지표로써의 거시경제지표는 시의성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경제정책적 관심을 교역조건 관련 논쟁에서 내수진작이나 신성장동력 발굴, 국민경제의 유가 면역력 확보로 옮기는 것이 생산적"이라며 "실물경기의 체감지표로써 실질GNI의 유용성은 제한적인 만큼,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