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역외(Off-shore) 펀드 덩치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427개 역외 펀드의 1월 말 기준 순자산은 13조5천571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12조8천814억원에 비해 6천756억원이 늘었다.
다만 월간 순자산 증가 규모는 전달의 1조6천796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운용사별로는 국내 역외펀드 점유율 1위인 피델리티가 7조7천129억원에서 8조2천47억원으로 4천917억원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또 푸르덴셜도 9천565억원에서 1조1천376억원으로 1천811억원, 메릴린치도 1조9천482억원에서 2조57억원으로 575억원 불었다.
이 밖에 HSBC(46억원), 도이치뱅크(33억원), 스탠더드라이프(1억원)도 소폭이나마 순자산이 늘었다.
반면 플랭클린템플턴(-387억원), 슈로더(-139억원), 얼라이언스번스타인(-74억원), M&G(-24억원), 소시에테제네랄(-3억원), UBS(-820만원) 등은 순자산 규모가 줄어 들었다.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순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은 연초 해외펀드 '쏠림' 현상이 워낙 극심했던데다 재경부의 비과세 방침 발표 이후에도 역외펀드 비과세 제외 여부가 논란이 됐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재경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을 밝혔지만 이후 '차별' 논란 속에 같은 달 22일 피델리티측이 재경부로부터 역외펀드 비과세 조치에 대한 언질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비과세 가능 여부를 검토해온 재경부는 지난 9일 공식적으로 역외펀드를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보다는 전세계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운용사의 운용 능력을 더 신뢰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자금이 늘었다는 해석도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별 순자산 자료만으로 1월 중 자금이 늘어난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다"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투자자도 있겠고 또 일부는 세금보다 글로벌 운용사의 지명도를 우선시한 투자자들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이 명확해진 2월 이후의 자금 추이를 지켜보면 역외펀드 비과세 제외의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쨌든 오락가락하는 정부 방침으로 투자자들이 혼란을 빚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