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투기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내 6억원 초과 중도금 대출에 적용되는 총 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도금 납부 방식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계약자들의 DTI 규제를 덜어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27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다음달 5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롯데캐슬 112가구에 대해 통상 분양대금의 60%인 중도금을 절반인 30%만 6회에 걸쳐 나눠 받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통 20%를 받는 계약금은 10%로 낮추고, 대신 잔금을 60%로 늘려 입주때 납부하도록 했다.
이는 이 아파트가 66-85평형의 초대형 평수이면서 분양가가 평당 평균 2천450만원선으로 모두 6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시 DTI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분양을 맡은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분양심리가 냉각된데다 DTI까지 적용돼 최근 청약을 해놓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처럼 초기 자금부담을 줄여준다면 계약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가 16억원선인 이 아파트 66평형의 경우 계약금으로 분양대금의 10%인 1억6천만원을 납부하고, 공사 기간중에 30%인 중도금 4억8천만원을 8천만원씩 6회에 걸쳐 나눠낸 뒤 입주때 나머지 60%인 9억6천만원을 잔금으로 납부하면 된다.
이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개인이 중도금 대출 자체를 분양대금의 30%만 받기 때문에 기존의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6월말 용인 공세리에 아파트 2천가구를 분양했던 대주건설은 6억원이 넘어 DTI가 적용되는 48평형 이상 대형평형의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희망자에 한해 회사측에서 중도금을 60%까지 빌려주고, 입주시점에 회사가 6%의 이자를 받는 방법을 썼다.
대주건설 관계자는 "청약을 해놓고 DTI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사람을 위해 만든 고육책"이라며 "이 덕에 2천가구의 계약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부터 투기지역,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내 6억원 이하 주택까지 DTI가 적용되고, 연말부터는 모든 지역으로 확대되는 만큼 계약률 제고를 위한 이러한 판촉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계약자 입장에서 분양대금 납부 조건이 개선되면 그 만큼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도금을 낮추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가 늦어져 그 이자부담을 분양가에 전가하려 할 것"이라며 "단순히 분양조건만 따질 게 아니라 분양가의 적정성 여부부터 가려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