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봉 국민대 교수는 22일 "조세소송에 있어 입증책임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이날 한국세법학회 주최로 은행연합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세쟁송과 입증책임'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우리 법원은 그동안 조세소송에 있어 입증책임을 일반적인 소송절차법규에 따라 배분해 왔으며, 법관이 사안에 따라 배분된 입증책임 정도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조세소송의 특성을 반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법관은 개별 요건의 성격에 따라 과세관청이나 납세자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했고, 과세관청의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 있어서는 주로 과세관청에 입증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등 재량에 따라 실제 입증책임의 배분을 결정해왔다"라며 "하지만 법집행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원칙은 법률로써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입증책임은 사안별 증거의 소재, 납세자나 과세관청의 성실한 의무이행의 정도 등을 감안해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국세기본법상 납세자의 성실성 추정에 관한 조항을 구체화하거나 납세협력의무에 맞게 입증책임을 배분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입증책임에 관한 제도는 소송에 있어서 뿐 아니라 국세심판에도 적용돼야 한다"면서 "입증책임제도는 조세법규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근거과세를 확실히 뿌리내리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시행하는 과정에서 납세자로서는 다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재경부 이경근 법인세제과장, 국세청 최현민 법무과장, 국세심판원 이광호 심판관, 서울행정법원 신동승 부장판사, 한국변호사협회 소순무 부회장, 한국세무학회 정병용 부회장, 한국세무학회 김완석 회장 등 정부, 법원, 민간, 학계 인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