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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608]
FTA 끝장협상..반덤핑.車.개성공단 충돌
[연합뉴스 2007-03-27]

 

시한이 임박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고위급 협상은 첫날부터 자동차, 무역구제, 개성공단 등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 대립으로 하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리측은 핵심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강한 입장을 전달했으나 미국측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양측은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우리측이 수세인 농산물 분야에서도 낙농품과 과실류, 육류 등 민감품목 논의가 실무급에서 진행됐으나 역시 견해차를 해소하지 못했다.

  
◇ 한국, 반덤핑.車에 전력투구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층위에서 양측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간, 여기에 김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가 가세한 '2+2'형식은 물론, 양측 분과장들이 참가한 '4+4' 내지 '5+5'형식의 협상도 벌어졌고 쟁점이 많이 남은 분과는 실무급 절충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우리측이 첫날 협상에서 무역구제와 자동차 분야에 전력을 쏟았음을 강조했다.

 

무역구제와 자동차는 모두 우리 정부와 재계가 한미FTA 체결의 핵심 명분으로 강조했던 대목인 만큼, 각각 '실질적 도움이 되는 결과'와 '조기 관세철폐'라는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돼야 국내 여론 설득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국에 강하게 전달했다.

 

특히 무역구제는 지난해 말 미국측이 의회에 협상 진행상황을 통보하며 '비합산' 등 법률 개정사항의 수용 가능성을 차단해버린 상태라 국내 무역업계와 단체들도 "실질적으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비관적 입장을 보여온 분야다.

 

우리측은 일단 미국의 법률 개정이 필요없는 무역구제협력위원회를 확보하고 추가로 미측의 반덤핑 남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하나의 대형 쟁점인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측은 "관세 조기철폐가 없으면 미국의 요구사항도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당초 배기량 기준 세제의 철폐 정도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측은 자동차세와 특별소비세에 대해 우리측이 구체적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기술표준 등이 불투명하다", "배출가스 진단장치 의무장착을 연기해달라"는 등 요구목록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협상 시한 5일을 남긴 현재까지 완성차 관세철폐에 대해서는 공식 양허안을 내놓지 않고 있고 자동차 부품은 무려 10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자동차 관세철폐기간을 5년으로 해도 우리로서는 한미FTA의 이익을 찾기 힘들다"며 "협상 발효후 5년이 지나면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미국 '빅3'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중국차의 미국 진출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동차에 대한 우리측의 강한 입장은 미국의 계속되는 요구 확대를 차단하면서 자동차 관세를 조기에 철폐해줄 것을 압박하는 전술이다.

  
◇ '빌트인' 범위는 어디까지(?)
우리측이 첫날 협상에서 반덤핑과 자동차외에 강조점을 둔 또다른 대목은 개성공단 문제다.

 

개성공단 문제는 최근들어 국내 정치권에서 "수용되지 않으면 한미FTA 비준이 어렵다"고 강조하고 있어 "한미FTA는 미국과 한국의 국내 산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우리측은 미국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곧바로 해결할 수 없다면 최소한 "역외가공 특례를 인정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만 둔 뒤 북미관계의 진전 상황을 봐가며 논의하는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적성국과의 교역에 고관세를 물리도록 한 적성국 교역법 등 미국의 제도적 장애물을 단번에 없애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기술적인 돌파구인 셈이다.

 

이와 관련,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날 "'빌트인'방식은 개성공단만 적용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무역구제 분야는 이런 방식의 해결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종훈 대표는 '빌트인'의 실질적 범위가 크게 넓다는 점을 강조, 다른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내비쳐 주목된다.

 

김 대표는 첫날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19개 분과와 작업반에서 협상 결과 대부분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해당 사항을 계속 협의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것도 '빌트인'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통상협상에서 협정문 체결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으며 추후 논의대상은 기술적으로 좀 더 넓게 잡아둘 수 있다는 의미다.

  
◇ 농산물도 접전
우리측은 첫날 반덤핑과 자동차, 개성공단에서 강한 요구를 펼쳤지만 실무협상이 계속된 농업분야에서는 미국의 공세와 우리측의 방어 공세가 불꽃을 튀겼다.

 

쌀은 이날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우리측의 또다른 약점인 낙농품과 과실류, 육류 분야에서는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특정 품목의 민감성 반영방식은 가닥을 잡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에 대한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농업협상 분과장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미국측이 낙농품에 대해 과도한 쿼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고 "과실류에 대해서는 관세철폐 이행기간이 너무 짧고 계절관세 적용기간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있다"고 전했다.

 

쇠고기 등 육류도 우리측은 관세 인하 등의 타협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양측이 의견차를 좁혔다고 보기는 힘들다.

 

농업분야는 이날 밤 입국하는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협상관이 참가한 가운데 27일부터 고위급 절충이 진행될 예정으로 조만간 쌀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 양측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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