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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대리수수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김완일

서울지방세무사회 연구이사

 


1. 세무사 업계의 현황


최근 세무사 업계는 경제 불황과 더불어 세무사와 유사전문자격사의 과다 배출로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어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더구나 납세자가 의무적으로 세법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세무조정에 대한 수수료까지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당경쟁으로 사무실 운영에 따른 비용 충당도 못하여 휴·폐업하는 세무사가 속출하는가 하면, 그나마 개업하고 있는 세무사도 언제까지 세무사의 본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위기의식이 만연해 있다.


세무사 업계는 낮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업무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례로 최근 양도소득세의 계산과 세법의 적용이 너무 복잡하고 난해해서 신고 대리를 한 이후에 납세자에게 추가 고지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그에 따라 신고 대리한 세무사에게 배상을 요구하는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이로 인하여 낮은 수수료로는 사후(事後)에 발생할 위험에도 대처할 수 없어 일부에서는 신고서 작성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들에게 양도소득세신고를 할 수 없는 세무사가 많다는 인식으로 오해되어, 세무사의 사회적 위상은 날로 쇠락하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2. 세무대리업의 사명과 수익자 부담

최근에는 4대 보험의 확대나 근로장려세제의 도입, 일용근로자 지급조서제출 등 정부의 업무기능 확대로 인하여 세법뿐만 아니라 여타 법률에 따른 납세자의 각종 협력의무에 대하여 정부나 납세자 어디에서도 보상 없이 고스란히 세무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것은 4대 보험 업무의 대부분이 실질상 세무사가 수행하면서도 무보수인 반면에, 단순히 집계보고서를 작성하는 공인노무사는 정부로부터 그 보상을 받는 것과 크게 대별되는 것이다.


세무사의 업무 내용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적정한 수수료는 뒷받침되어야 한다.  1999년까지 세무사의 보수는 국세청장의 승인에 의하여 나름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법의 시행 목적은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데 있다. 자유경쟁의 적용에 있어서 유사전문자격사인 공인회계사나 변호사의 경우에는 그들의 주업인 회계감사나 사인간의 법률서비스는 자유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세무사나 관세사의 경우에는 다르다. 세무사의 용역은 국가와 국민사이에 성실한 납세의무의 이행을 위한 고도의 ‘규범적 서비스’에 해당되어 단순한 일반서비스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세무사가 제공하는 ‘규범적 서비스’의 직접적인 소비자는 납세자일 수 있으나 세법에 따른 성실납세의 이행에 따른 수혜자는 정부가 된다.


그런데 우리 세무사회 회원 중에 김홍규 세무사(2004년)의 박사학위논문 “세무대리서비스품질요인과 세무대리인변경의사에 관한연구”에서는 납세자가 처음 세무대리인을 선택하는 기준은 세무서비스 품질에 의하여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무대리인을 선택하여 세무대리 서비스를 받고 난 후에는 서비스품질보다 가격이 세무대리인 변경에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연구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무대리에 대하여 시장원리만 강조하여 과당경쟁을 촉진하게 되면 세무사가 납세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보다는 세금을 적게 내도록 하는 세무사가 유능한 세무사로 인식되어 그 피해자는 결국 정부가 될 수 있다.

 

3. 해결방안


세무사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수익자로부터 적정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세무사의 대리행위는 납세자의 납세의무 이행을 대리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징세비를 절감하거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우리 세무사회에서는 공인노무사가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 수혜자인 정부로부터 비용절감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세무사가 수행하는 업무는 단순히 시장기능에 맡길 수 없는 ‘규범적서비스’에 해당되므로 성실한 납세의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표준보수규정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해당 법을 개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세무대리에 따른 적정한 원가를 확인하는 연구용역을 외부기관에 의뢰하여 이를 세무사 보수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납세자에게는 성실한 납세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길이고, 세무사에게는 공멸을 방지하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세무사신문 제458호(2007.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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