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세무사신문은 세무사업계에도 사회에 대한 ‘나눔과 봉사’ 분위기를 확산시켜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세무사상을 확립하고, 이를 업무영역 확대의 기반으로 삼고자 ‘나눔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세무사를 집중 발굴해 연재합니다.
세무사의 인지도와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은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 못지 않게 전문자격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에는 첫번째로 86세의 나이에 노익장을 과시하며 젊은이 못지 않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충석 세무사의 활동상을 소개합니다.
※전문자격사로서의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과 봉사,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세무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회원의 적극적인 추천을 바랍니다.(02-521-9455, FAX 02-597-2944) <편집자>
건강의 비결은 선행
‘시니어 액티비즘(senior activism)’의 시대가 도래했다. 진원지는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
드라마에서 이순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순재의 액티브(active)는 고령화 사회에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들어 눈에 띠게 많은 시니어들이 자기계발, 구직활동, 자원봉사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활동에 나서고 있다.
세무사업계에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하는 원로 세무사가 여럿 있다.
대표 격은 당년 86세인 장충석 세무사.
세무사회 창립멤버로 활동해 온 그는 올해로 개업 45년째다. 20년을 근속해야 받을 수 있는 세무사회 거북이상을 두 번 받고도 남는 경력이다.
진주에서 개업하고 있는 그는 지금도 자신이 직접 세무신고를 하는 등 현역으로 왕성히 일하며, 건장함을 과시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사무소를 찾았을 때도 법인세 신고로 직원들과 어울려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현재 세무사회 국제협력위원으로도 활동하며, ‘86’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혈기왕성함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비결을 묻는 질문에 장 세무사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이 중요하다”면서 “나 같은 경우 무엇보다 조금씩 베풀며 마음 편히 살아와서 병치레 없이 건강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건강의 원천을 남을 위해 돕고, 봉사하는 선행에서 찾은 것이다.
추담장학재단으로 봉사활동 본격 시작 … 어머니로부터 나눔정신 배워
장 세무사는 지난 1991년 추담연구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후학을 위해 장학사업을 준비한지 20년만이다.
91년 1억원으로 시작한 추담장학재단은 매년 경상대, 진주교대, 진주산업대에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다.
추담장학재단은 순수하게 장 세무사의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386명의 교수와 학생들에게 3억 7천여만원을 지급했다.
추담장학재단으로 손수 베품을 실천했다면 라이온스 클럽은 간접적이다.
그는 라이온스 클럽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후원금을 전달하고 있고, 소년·소녀 가장에게도 임대주택보증금을 후원해주는 등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2005년 6월에는 국제라이온스 지구임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안과전문병원(5층)’의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안질환으로 고생하는 16만명의 북한 동포들에게 희망을 심어 줬다.
그가 ‘베품과 나눔’에 눈 뜰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 덕이다.
“과거 보통학교를 다니던 시절, 하루 3끼 챙겨먹기도 힘든 생활 속에서도 쌀을 아껴 찾아오는 거지나 나병환자에게 건네주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많을 걸 배웠다”고 말한다.
이어 “자신도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배려하고 베푸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베품에는 효(孝)가 들어 있다.
추담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전달식에 반드시 부모님이 동석해야 한다.
자신이 장학금을 받을 만한 이유를 부모님에게 알리고 겸손하고 성숙해지라는 의미다.
그는 특강이 있을 때마다 “백행의 근본이 효(孝)”라며 “항상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행동하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천당처럼 살면 기쁘지 아니한가
“선생님의 커다란 도움으로 공부를 하게 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된 듯합니다.”
“오늘을 기회로 돈의 가치보다 희망을 갖고 꿋꿋하게 지낸다면 꼭 핏줄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힘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과 사람이 함께 숨 쉰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담장학금을 받은 진주산업대 학생이 장 세무사에게 보내온 편지의 일부다.
편지봉투의 보낸 이에는 ‘선생님으로부터 커다란 이치를 배운 학생으로부터’라는 의미심장한 글귀가 적혀있다.
장 세무사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삶의 신조’를 이야기하곤 한다.
그는 “살아생전에 천당생활을 하라”라고 말한다.
“몇 몇 종교에서는 천당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천당의 존재를 증명하는 사람도, 가본 사람도 없다”며 “지금 살아 있을 때 천당같이 너그럽고 풍요로운 삶을 살라”고 말한다.
더불어 “봉사활동으로 남을 위해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것 아니겠냐”며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거나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봉사의 의미는 퇴색하고 괴로워진다”고 나눔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순수한 봉사정신이 빛을 발했는지 그는 사회 각계로부터 많은 상을 수여 받았다.
자랑스러운 세무사상을 비롯해 경상남도지사 감사패, 진주 시민상, 자랑스러운 경남 100인상, 대통령 표창 등 공식적으로 받은 봉사상과 표창장만 70여점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신조처럼 “욕심을 버리고 진심으로 나섰을 뿐인데 많은 상을 받게 됐다”며 쑥스러워 했다.
특히 경남지역에서는 그의 봉사정신에 탄복해 본받아야 할 원로로 추앙하고 있다.
얼마 전 장 세무사의 안과수술을 맡은 의사가 수술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평소 추담 선생님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미천하지만 이런 식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며 한사코 사양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위상은 우리가 만들어야”
장 세무사는 “40년 넘게 세무사로 개업해 왔지만 선행으로 알려진 세무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사회에 대한 공헌 없이 세무사의 위상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층 집단임에도 사회에 대한 봉사나 기부 없이 업계의 위기가 닥쳤을 때만 뭉쳐 도와달라고 요구하면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의 위상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며 “사회에 모범이 되는 큰 조직을 많이 키우고, 업계 내에 봉사문화를 활성화해야 사회를 주도하는 자격사로서 떳떳이 대접받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사회적으로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부문화의 활성화는 두 말 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처럼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는 건전한 기부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전 세계가 한 가족’이라는 삶의 풍토를 만들고 싶다는 장충석 세무사.
장 세무사는 지난 1999년 경상대학 의대에 사후 장기와 시신을 기증하기로 서약했다.
죽어서도 나눔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86보다는 68이 어울리는 장 세무사.
촉성루 고갯길을 오르던 그는 “내 마지막 소원은 장학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라며 은빛미소를 지어보였다.
세무사신문 제458호(2007.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