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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섭
홍보이사 |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의 지도층(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행위가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한 예로 한니발이 카르타고와 벌인 16년간의 2차 포에니전쟁 중 최고 지도자인 콘술(집정관)의 전사자 수만 13명에 달했다.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단기간에 급속하게 이뤄진 성장의 후유증으로 부의 편중과 계층간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 모든 영역서 지도층의 솔선수범 요구 목소리 높아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일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변화를 가장 싫어하는 대표적 집단인 정치 영역에서 조차도 수년전부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총선시 낙선운동에 의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이어 2004년 총선에서는 국회 의석 전체의 63%가 초선으로 채워지는 변혁이 일어났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작용한 유권자의 가장 큰 선택기준은 지도층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이었다.
이미지 제고가 추구 목적이긴 하지만 경제분야에서의 기업의 사회환원 운동은 정치분야보다 한 걸음 앞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회·문화적 공익지원 활동인 ‘메세나’운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나눔 실천을 위한 기부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전문자격사 집단에 대한 사회의 요구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선발인원 확대 등으로 자격사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관을 갖추지 못하면 해당 자격사는 물론이고 전문가 집단 전체의 위상이 저평가되는 것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자격사의 ‘사회봉사’ ‘나눔실천’은 시대적 추세
이같은 사회적 흐름에 따라 세무사를 포함한 전문자격사의 ‘사회봉사’와 ‘나눔실천’이 최근 사회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권위적 사회에서는 국가공인 전문자격의 보유 자체만으로도 지도층 진입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경쟁을 우선하는 다변화와 탈권위로 대변되는 지금의 사회구조에서는 전문자격사에 대해서도 전문성은 물론 높은 도덕성을 겸비할 때에만 그에 합당한 위상과 수입이 담보되는 구도가 공고화하고 있다.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심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무사업계도 예외일 수는 없다.
‘최고의 조세전문가’라는 대내외적 평가와는 달리 공공봉사와 시민사회에 대한 기부·헌납 등 세무사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은 극히 미미한 게 현실이다.
물론 일부 회원이 각자의 영역에서 소리없이 공익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세무사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정도의 가시적인 활동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쟁 자격사인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에 비해 인지도에서 뒤처지는 세무사의 입장에서는 활발한 사회봉사와 사회참여 활동을 통한 위상제고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례로 세무사회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참여연대 등 주요 13개 NGO(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자격사는 변호사 113명, 공인회계사 35명인데 비해 세무사는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자격사로서 사회적 책임 다해야 위상제고·업역확대 가능
현재 세무사업계 최대 화두가 업무영역 확대를 통한 일거리 확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업에 대한 불안감을 찾아볼 수 없었으나 선발인원 확대로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제는 폐업과 휴업이 일상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떻게 일거리를 늘리느냐의 각론에 들어가면 곳곳에 장애물이 포진돼 있어 성사가 여간 쉽지 않다.
통제와 군림에 익숙한 관료조직이 버티고 있는 데다, ‘전문자격사단체 = 이익집단’이라는 시민단체 등의 사시적 견제가 고착화돼 있는 현실에서 업무영역 확대 노력은 번번이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경쟁 자격사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업무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세무사의 역할을 신뢰하는 국민적 공감이 있어야 하며, 그 공감은 ‘납세자 권익보호 = 세무사’라는 위상이 확고히 정립돼 있을 때라야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자격사의 위상제고는 상투적 구호나 현란한 몸짓으로 이뤄낼 수 없다. 업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확보한 상태에서 높은 도덕성을 겸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세무사 위상은 자리매김할 수 있다.
따라서 세무사의 사회참여 확대와 사회봉사·나눔실천 의식의 확산을 위한 세무사업계의 노력과 활동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왜냐하면 사회와 더불어 성장·발전해 나간다는 세무사업계의 노력이 사회에 비쳐질 때에 세무사를 바라보는 납세자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정책당국과 시민단체 등도 조세전문가의 역할 확대를 용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고의 조세전문자격사인 세무사의 사회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조건이 됐다.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세무사의 위상 확보라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한 공공봉사·나눔실천 캠페인의 적극적인 전개와 함께 전회원의 봉사자세 확립 및 참여가 지금부터 본격화돼야 할 것이다.
세무사신문 제458호(2007.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