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업체와 무등록업체를 합친 전체 사금융시장의 규모가 약 18조원정도에 이르며 이용자가 32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회사원으로 나타났으며 금융기관 이용이 힘든 저소득 계층이 이용하는 무등록 업체의 대부분은 법정 이자율인 66%를 넘는 이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금리 대출의 폐해를 막기 위해 이자제한법 제정을 수용하기로 하는 한편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대부업체들의 이자율 상한선을 낮추고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자금지원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불법 사채업 규모 10조원
재정경제부가 5일 발표한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1만7천539개 등록업체의 경우 시장 규모는 최대 8조원, 이용자는 148만명 수준이었으며 무등록 대부업, 즉 불법 사채업의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이용자 수는 181만명 정도였다.
이에 따라 전체 사금융 시장규모는 18조원, 이용자 수는 329만명선인 것으로 각각 추정됐다.
행정자치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공동으로 지난 1-3월 실시한 실태조사에는 총 8천447개 대부업체가 회신했고 이중 53%인 4천470개 업체가 실적을 보고했다.
이들 4천470개 업체의 총 대부잔액은 5조2천억원(신용대출 3조6천억원)이었고 이용자 수는 105만명(신용대출 92만명)이었다.
◇살인적 고금리에 '허덕'
등록대부업체의 경우 금리 수준은 대부업법상 상한선인 연 66%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등록업체 중 법정금리 상한을 넘겨 영업을 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등록업체 이용자의 61∼64%는 20∼30대, 직업별로는 회사원(51∼56%)과 자영업자(17∼20%)가 대부분이었으며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의 69%가 제도권 금융기관의 대출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 31%는 부도 상태였으며 정상 이용자 중에도 신용등급 8∼10등급의 낮은 신용 등급이 전체 이용자의 40%에 달했다.
대부시장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교육비나 병원비 등 급전조달과 사업실패가 각각 26%, 21%로 절반 가까이에 달했고 차입자금을 생활자금으로 쓴 경우가 42%로 가장 많았지만 기존 대출금 상환에 쓴 경우도 37%로 비싼 이자를 물고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빚을 갚는 '돌려막기' 형태가 적지 않았다.
무등록 불법 사채업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전체 업체의 84%가 법정 이자율인 연 66%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대부잔액도 상대적으로 낮은 연리 66∼120% 구간보다 120∼240%, 240∼360%의 살인적 초고금리 구간에서 더 많아 제도권 금융기관은 물론, 등록 대부업체조차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들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등록 업체의 경우 금리가 평균 192%에 달하는 등 이용자들이 살인적인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업법 시행 후 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통보된 대부업체 948개 가운데 무등록업체가 774개로 대부분을 차지한 점을 감안할 때 이용자 피해가 주로 이들 불법 사채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재경부의 분석이다.
대부업에 외국계 자본이 진출하면서 대부업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등록 대부업체의 1.2%에 불과한 53개 외부감사 대상업체가 대부업 전체 거래자의 71%, 총 대부잔액의 86%를 차지하고 있다"며 "외감 대상업체의 평균 대부잔액은 810억원으로 827억원 수준인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규모와 비슷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 "대부업 금리상한 낮춰야"
권오규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등록 대부업체의 평균 이자율이 192% 수준으로 파악됐는데 누가 그런 높은 이자율을 부담하고 변제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금리를 낮춰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정상적인 변제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66%라는 이자부담은 대단히 높은 것"이라면서 "정상적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업을 이용한 뒤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불법추심의 대상이 돼고 평생을 쫓겨다니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면서 "디폴트(부도)가 나는 부분은 사회안전망이나 긴급구호 확대 등으로 변제하고 변제 능력이 있는 쪽에 대해서는 금리를 낮춰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행 대부업법상 이자율 상한이 이자제한법과 30%포인트 정도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 이를 어느 정도 하향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대부업자 양성화에 인센티블르 제공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책은
재경부는 무등록 대부시장에서 고금리 대출의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이자제한법 제정을 수용했으며, 오는 11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대부업법 개정 추진방안도 확정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대부시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금리 이용자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 차원의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금융 이용 필요성을 차단해나갈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자활자금이 필요한 경우네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등 대안금융이나 휴면예금 관리재단을 통해 지원하고 의료비는 긴급 지원제도, 교육비는 무이자 학자금 제도 등을 검토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부업체의 허위.과대광고를 금지하고 계약서 자필기재 의무화 등을 통해 이용자를 보호하고 대부업자의 정기적인 업무보고를 의무화하고 대부업 유관기관 협의회 구성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리.감독제도의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