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 조용근(61) 회장은 세무사들이 나눔과 섬김의 문화를 통해 사회에 좀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도록 세무사회를 이끌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무사회 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조직의 슬림화를 이끌어 내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동시에 사회공헌 활동을 늘려 세무사들이 존경받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4월 말부터 회장직을 맡은 그는 세무사들이 단순히 세무신고 업무만을 대행해 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업 컨설팅을 하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사가 단순한 세무기장 업무를 도와주는 데 그친다면 사회공헌에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회계와 기장 업무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한편 중소기업 컨설팅에도 세무사들이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중소기업청은 물론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등 유관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그는 단순한 기장업무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세무업계도 영향받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형 세무관련 법인들이 국내 세무법인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세무업계를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FTA가 발효되면 미국의 거대 자본들이 국내 세무업계를 장악하려들 것입니다. 자생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입니다."
미국 세무관련 법인들의 국내 진출을 앉아서 지켜봐서는 안되며 오히려 우리 자본이 미국시장으로 진출하도록 하는 등의 능동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때라고 그는 강조했다.
행정자치부가 지방세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세무직공무원들을 위해 이른바 '지방세무사'를 신설하는 것을 추진중인 데 대해 "세무업계의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며 "세무사들이 세무직공무원을 채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금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국세를 담당하는 국세청 소속의 세무공무원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세를 담당하는 세무직공무원으로 나뉜다.
그에게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먼저 세무사들의 생계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전체 세무사 7천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생계유지가 곤란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지난 2004년 폐지된 신설 법인 또는 매출 5억원 미만 법인에 대한 세무조정 의무화 조치를 복원하도록 애쓸 것입니다."
세무사의 협조로 세금신고를 하게 되면 영세 또는 신설 법인들로서는 세무회계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투명한 회계 관리에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무사에 대한 징계제도를 개선하는 데에도 주력해야 할 형편이다. 세무사들이 단순한 실수로 수입금액을 누락했거나 접대비 증빙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가 적발되는 경우 인격 모독 수준의 징계를 받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세무사들의 여론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호사 징계를 변협이 주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무사 징계 역시 세무사회가 다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무사회가 정화, 윤리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세청 공채 1기(9급)로 공직에 입문해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자신의 성장의 기반을 신앙으로 돌렸다. 최근에는 더 낮은 자세로 섬김과 봉사에 나서겠다며 시무장로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