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27일 부산, 대구, 광주 등 일부 광역시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함에 따라 해당지역 분양시장은 미분양 물량 해소에 적잖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에 더불어 주택자금시장 경색, 고분양가 등 복합적인 문제들과 맞물려 있어 투기과열지구 해제만으로는 미흡하며 정부와 건설업체의 추가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 심리 회복, 미분양 해소에 숨통 = 현재 지방 분양시장은 분양경기 침체로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하락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대구와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초기 분양률이 20%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처럼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주택거래 심리 자극 효과는 물론 지방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첫 단추라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부동산연구실장은 "지방주택시장의 경착륙을 막고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라며 "거래 심리 회복에 따른 적체된 미분양 물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써브가 이달 중순 현재 미분양 물량과 연말까지 신규 공급될 물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은 현재 미분양 물량 8천548가구와 연말까지 신규 공급될 42개 사업장의 2만7천935가구 등 약 3만6천가구, 대구는 33개 사업장 1만8천762가구, 광주는 26개 사업장 1만2천527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물론 부산 수영구.해운대구.영도구, 대구 수성구.동구, 광주 남구 등 일부 지역은 해제대상에서 제외됐지만 3개 광역시는 대부분 지역이 해제됨에 따라 분양권 전매 허용 등 혜택를 볼 것으로 보인다.
◇대출규제도 풀고 분양가도 낮춰야 =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투기과열지구를 풀어주면 심리적으로 위축된 분양 시장이 좀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계약 후 1년이 지나 전매가 자유로운 물건도 거래가 안 될 정도로 수요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광역시 등 지방은 계약 직후 곧바로 팔 수 있도록 전매 시기가 앞당겨지더라도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시장이 살아나긴 힘들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방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으로 지방 주택시장의 자금경색을 해소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택투기지역 해제를 통해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지역 실수요자들이 재고주택을 처분하고 신규 분양으로 이동하는데 용이하도록 주택관련 대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따라서 지방 주요도시의 주택 투기지역 해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데스개발 김 사장과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도 "분양권 전매 허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함께 투기지역을 해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경제부가 지정하는 주택 투기지역에서 해제될 경우 해당지역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서 벗어나며, LTV(담보인정비율)는 40%에서 60%로 확대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지방 시장은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해도 대출은 묶여 있는 가운데 살던 집도 팔리지 않아 빈집이 계속 늘어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출 규제나 양도세 완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건설업체들에 대해서는 지방 신규 공급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지방의 미분양은 고분양가가 원인"이라며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값싼 아파트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 미분양은 더욱 외면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소장은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반짝 효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차원에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은 "건설업체들의 고분양가가 문제인데, 그럼에도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분양권 거래를 허용해 투기를 조장하려는 정책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충청권 배제는 왜? = 건설업계는 천안, 아산 등 충청권 분양 시장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번 투가과열지구 해제 대상에서 배제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중소 지방도시는 물론 부산, 대구 등 광역시도 계약부터 1년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데 충청권은 지금도 입주때까지 전매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공급이 몰린 천안시는 아파트 계약률이 10-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천안, 아산은 분양가 규제와 공급과잉으로 시행사는 고사위기에 빠져 있고, 건설사들도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며 "행정도시 후광효과도 없는 만큼 전매 규제를 풀어 거래의 숨통을 틔워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