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세무사회에서는 2003년 7월 공인회계사ㆍ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재경부는 세무사회의 요청에 의하여 법 제3조(세무사의 자격)에서 공인회계사와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 대한 자동자격을 삭제하는 법개정을 추진하였다. 그러자 공인회계사회에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제기해 법개정 추진을 반대하였다.이에 공인회계사회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공인회계사회의 자동자격폐지 반대 주장
◆ 공인회계사의 세무사자격 취득의 당위성
세무사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공인회계사가 세무사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경력공무원에 대한 자동자격부여와 같이 검정절차 없이 세무사자격을 새롭게 부여하는 “창설적 자격부여(創設的 資格附與)”가 아니라,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세법검정절차를 거친 공인회계사 자격에 기초한 “선언적ㆍ확인적 규정(宣言的ㆍ確認的 規定)”으로서 당연한 자격취득입니다.
또한 공인회계사의 세무사자격취득은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직무수행 연혁과 세무사제도의 태생, 그리고 공인회계사자격 시험과목과 후술하는 학문적이론 및 실무적 현실을 감안하여 국가가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업무 수행능력을 인정, 세무사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 업무 수행 연혁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고유직무로 수행하고 있는 것은 세무사제도도입 이전인 1950년 3월 계리사법(1966년 7월 계리사법을 승계하여 공인회계사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공인회계사법제정 공포) 제정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후 1961년 9월 세무사법이 제정되어 세무사제도를 창설하고 공인회계사(당시 계리사)와 함께 세무사에게도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세무사제도의 태생
앞서 연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무사는 공인회계사의 여러 직무중 세무대리업무에 관하여 공인회계사와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공인회계사에서 파생된 자격사로서, 이는 1961년 당시 혁명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경제계획에 따라 확대가 예상되는 세무전문가 수요를 단기간 내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전문인재 양성이 미흡했던 당시 사정으로서는 세무행정에 경험이 있는 관료 등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으므로 공인회계사(당시 계리사)의 직무범위 중 세무대리업무에 국한하여 그 독점성을 해제하여 공인회계사와 함께 직업 전문가로서 활동을 인정한 것이 세무사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한국법제연구원, 세무대리관련 자격제도에 관한 연구, 1995년 11월 p40~41)
◆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제도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ㆍ호주 등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세무사제도 자체가없고 공인회계사가 세무업무를 수행하고있으며, 세무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에서조차도 공인회계사는 세리사법(일본에서는 “세무사”를 “세리사”로 칭함)에 의하여 당연히 세무사자격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회의 주장에 대한 반론
세무사와 공인회계사는 자격의 목적과 자격시험과목이 다른데도 창설적 자격부여가 아니라 세법검정 절차를 거친 공인회계사 자격에 기초한 선언적 규정이라고 억지를 쓰고있다.
모든 자격사는 당해 법령에 그 존치 목적이 규정되어 있다. 공인회계사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은 공인회계사제도를 확립함으로서 국민의 권익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경영 및 국가 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세무사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은 세무사제도를 확립하여 세무행정의 원할한 수행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세무사와 공인회계사는 전혀 다른 자격사 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또한 자격은 자격사의 존치 목적달성을 위하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엄격한 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부여하는 능력과 신분을 표방하는 것으로 시험과목 역시 크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세법과목을 검정받았으니 창설적 자격부여가 아니라 선언적 확인적 규정으로서 세무사자격을 공짜로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논리대로 한다면 세무사 자격시험에서도 회계학과목을 검정받았으니 세무사에게도 공인회계사 자격을 자동으로 주어야 당연한 것이다.
◆ 공인회계사가 먼저생기고 그 직무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세무사자격을 그냥 주어야 한다면, 의사에게도 한의사자격을 덤으로 주고 한의사 명칭을 사용하게 하여야 한다는 주장과 같다.
세무사제도의 태생이 공인회계사(1961년 당시 계리사)의 직무범위 중 세무대리업무에 국한하여 독점성을 해제하여 파생된 것이므로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40년 전의 시대상황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세무사제도 창설당시에는 도입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세무사가 없어서 단기간에 세무전문가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인회계사를 비롯하여 변호사ㆍ석사ㆍ박사ㆍ교수ㆍ공무원경력자 등에게 자동자격을 주어 수요에 충당하였으나, 그 후 세무사제도가 정착되고 시험에 합격한 우수한 세무사만 하더라도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시험을 거치지 않은 대부분의 자동자격은 폐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인회계사와 변호사에 대한 자동자격은 그대로 고수하면서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잘못된 제도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기능별로 전문화 분업화되어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공인회계사도 1950년 이전에는 없었던 자격사이나 사회가 발전되어 가는 과정에서 새로 생겨난 것이며 1961년에 세무사 자격도 같은 맥락에서 생겨난 것이다.
공인회계사회의 주장대로 세무대리업무를 세무사 보다 먼저 하고있었기 때문에 세무사자격을 덤으로 주어야 한다면, 의사자격이 있으면 한의사자격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의사와 한의사 다같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돌보는 자격사로서 다같이 국민의료법을 적용 받고 있으나, 한가지 자격시험으로 다른 자격을 덤으로 주는 경우는 없으며, 두가지 자격의 칭호를 동시에 사용하지 아니하여도 성실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민은 의사나 한의사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회는 모든 것이 변화되었는데도 불구하고 40년 전에 취득한 기득권만을 지키려고 발버둥을 치고있다.
◆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주는 것이 국제적인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계최초로 세무사제도를 시행한 독일의 경우에는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동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있다.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은 세무사제도 자체가 없고 일본의 경우에는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무사제도가 없는 나라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으로 논외로 하여야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 것이고, 전 세계에서 세무사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독일의 경우에는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주지 아니하고 시험의 일부 면제로 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세무사 자격은 자동으로 주더라도 세무사 칭호를 사용하고 세무사업무를 영위할 때에는 일본 세리사연합회에 등록(우리나라의 세무사회 가입과 같은 내용임)하여 세리사로서 권리 뿐만 아니라 의무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인회계사는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하여 재정경제부에 등록만 하고 세무사 칭호를 사용하여 세무사업무를 하는 권리만 누리고 의무는 이행하지 아니하는 특권을 누리면서 세무사제도에 40년동안 무임승차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여야 한다.
◆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다면 공인회계사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면 되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세무사자격을 공짜로 얻어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고자 고집하는지 그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분명히 밝혀야 한다.
공인회계사인 세무사와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세무사 가운데 납세자가 선택해 세무대리를 하고있고, 상호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도 세무사 칭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일이 자격의 취득경위를 확인하지 아니하면 납세자는 선택이 불가능하다.
또한 공인회계사회의 주장대로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 공인회계사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세무사 자격을 공짜로 받아서 세무사 칭호를 사용하여 세무대리를 하겠다고 고집하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런 논리라면 법무사 업무를 하는 변호사에게 법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주어야하고, 경영지도사의 업무를 하는 공인회계사에게 경영지도사 자격을 자동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이들이 법무사와 경영지도사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묻고 싶다.
◆ 이미 정부 등에서 수차례 논의되어 타당성이 인정된 제도라는 주장에 대해서 자동자격에 관하여 그동안 정부에서 여러 차례 논의하였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1994년 1월 14일 대통령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에서 특정인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자동자격 취득제도를 시험에 의하여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시험제도로 개선 운영할 것을 의결하고 동년 7월 21자로 국무총리실에서 재정경제부(당시 재무부)에 공문으로 지시하였으나 공인회계사회의 강력한 반대에 의해 그냥 덮어두고 개정을 보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998년에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모든 자격사에 대한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개혁안을 마련했고, 1999년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의 불합리성을 인정해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기초하였으나 공인회계사의 반대로 또다시 보류되었던 것을 문제가 없었다고 왜곡하여 주장하고 있다.
결 론
모든 자격사는 각자의 근거 법령에서 목적과 직무범위, 자격과 자격시험에 관하여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으므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도 각자의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목적과 고유 직무에 충실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다.
개정안과 같이 세무사자동자격이 폐지된다 하더라도 현재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있는 기득권자들은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2가지 자격으로 세무대리 직무를 수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또한 새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는 자는 공인회계사 명칭으로 세무대리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 배출되는 공인회계사까지 계속적으로 자동자격을 주어서 세무사 칭호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공인회계사회의 주장은 세무사 칭호 사용으로 얻게되는 이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40년 전의 기득권에 연연하고 있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지난해 한국세무사회는 자동자격폐지와 조세소송대리권 확보를 위해 5000여 회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210만명의 국민으로부터 직접서명을 받음으로써 자동자격 폐지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공인회계사회도 더 이상 무임승차하여 특권만 누리려 하지 말고 명분 없는 세무사 자동자격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제 374호 (200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