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일 GE코리아의 자회사인 GE리얼에스테이트(GERE)에 171억여 원의 등록세를 중과키로 함에 따라 휴면.해산법인을 이용한 과세 회피의 적법성 여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현행 지방세법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설립 5년 이내의 신설법인이 건물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등록세를 3배로 중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GERE를 포함한 일부 국내외 기업들은 설립된 지 5년이 넘은 휴면법인이나 해산법인 등을 인수.합병한 뒤 부동산을 거래함으로써 통상적인 수준의 등록세만 낸 것이다.
해당 기업 입장에선 법의 틈새를 이용해 '절세'(?)를 한 셈이다.
이 같은 편법적 등록세 중과 회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타워빌딩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휴면법인을 이용한 전례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이를 적발한 뒤 "휴면법인의 인수일을 실질적인 법인 신설일로 보아 등록세를 중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론스타에 252억여 원의 등록세를 추징한 바 있다.
그러나 론스타 측이 이에 불복해 과세권자인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제3자가 휴면법인을 매입해 임원.자본.상호.목적 사업을 변경했다고 해서 신규 법인의 설립이라고 볼 수 없다"며 론스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은 또 5월에는 부동산.건축업체 K사가 양천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선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해산법인을 인수하고 부동산을 사들였다면 등록세 중과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유사한 사안을 두고 행자부와 법원 간, 또는 법원 내부에서도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대법원 등 상급심의 판단이 최종적인 잣대가 될 전망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GERE에 대한 등록세 중과는 서울시가 행자부에 따로 유권해석을 의뢰한 일이 없어 구체적인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과세 회피 등을 위해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법인격을 부인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과세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GERE 측은 "당시 법무법인과 세무법인의 자문을 거쳐 합법적인 투자를 진행했으며 행자부의 유권 해석도 받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등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GERE에 대한 등록세 중과 문제 역시 법정에서 '적법성'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