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를 낮추라는 요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가 전방위 방어에 나섰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물론 재경부의 정책 관련 참모들이 총출동해 연일 유류세 인하 불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권 부총리는 12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석유제품의 가격구조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유류세 인하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권 부총리는 "최근 환경문제 때문에 선진국에서 정유시설의 신규 증설이 안돼 원유가격 상승보다 정유시설을 거쳐 나온 제품가격 상승폭이 크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정유시설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가격을 싱가포르 제품에 연동 시켜놓은 현재의 시스템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정유사들간 교환 공급을 하면서도 자신의 비축기지에서 공급한 것처럼 수송비를 원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정유사에도 화살을 겨눴다.
권 부총리는 유류세와 관련 "전체 세수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8.5%에서 지난해에는 17% 수준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유류관련 세수가 그 동안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제규모 확대에 따라 유류소비가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종량세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유가 상승에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유류가격 상승폭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고 유류 가격과 세금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중간 정도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 조원동 차관보도 이날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석유제품 가격구조가 굉장히 복잡한데 투명하게 만들어주면 시장압력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정유사에 대한 압박을 거들었다.
조 차관보는 또 "우리나라는 정제가 내수를 충당하고 남아 수출을 더 많이 하는 정유사도 이미 있다"며 "국내가격이 인하된다면 수출 비중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에너지 가격 결정 과정 투명화, 에너지 소비 절약 및 효율성 제고, 대체에너지 개발 등의 근본적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부가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은 유류세는 건드리지 않고 등유의 판매부과금 폐지와 영세사업자의 화물차에 대해 환경부담금을 줄이는 방안 등만 담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