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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자들은 일본소설을 찾을까
[연합뉴스 2007-07-16 ]
신세대 작가들이 분석한 '소설 日流'


"90년대 이후 새로운 소비주체의 등장이라는 사회사적 맥락이 일본 소설의 열풍과 맞물려 있다."(강동호)

 

"'일본소설이라서' 독자들이 좋아한다는 선입관도 지당한 것은 아니다. 문학에 있어 이미 국경의 의미는 변하고 있다."(정이현)

 

교보문고에 따르면 작년 일본 소설은 시장점유율 31%를 기록하며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한국소설(23%)을 추월했다. 일본소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03년 15%에서 2004-2005년 23%로 매년 급신장 추세다. 왜 국내 독자들은 이처럼 일본소설에 열광하는가?

 

신세대 평론가 강동호(23)씨는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하는 격월간 문화비평지 '플랫폼' 7-8월호 특집기사 '한국소설시장 속의 외국문학'에 기고한 글을 통해 "작품과 독자 간 관계의 총체적 변화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한다.

강씨는 "일본소설에 탐닉하는 현 독자층은 과거 세계문학 전집이나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읽는 것을 기본 교양으로 생각했던 독자들과는 분명 다른 주체"라며 "이들은 거대 담론의 해체를 경험하고 정치사에 가려진 일상사를 발견한 개인적 주체"라고 설명한다.

 

"광고와 패션, 영화 등을 통해 현대적 감수성을 기르며 신선하고 자극적인 사건을 찾아 끊임없이 유목하는 주체", 그것이 바로 우리시대 문학의 주 향유층인 20-30대 독자들을 해석하는 키워드라는 것이다.

강씨는 "일본문학이 위치하는 지점은 본격문학과 대중문학 사이에 전략적으로 열어놓은 장르의 공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소설은 이야기로서, 문학으로서, 그리고 상품으로서 현대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근대문학의 위기는 문학 자체의 부재라기보다는 문학을 가능케 했던 독자의 부재"라고 덧붙인다.

소설가 정이현(35)씨는 이 잡지에 기고한 '동시대적 감수성을 향하여'라는 글을 통해 "일본소설이 가지고 있는 독서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한국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일본소설 수입과 같은 '문학외적' 원인들"을 지적한다.

 

정씨는 "'일본소설들은 장사가 잘된다'는 믿음이 최근 출판시장을 강력히 지배하고 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라고 반문하며 "지금의 일본소설 붐은 일정부분 거품이 있다. 일본의 '좋은' 소설들이 독자의 호응을 얻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스타작가들이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자본주의 사회의 젊은 독자들은 거의 동시대적인 감수성 안에서 일상을 살고 있다"며 "한국의 소설이 보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 동시대적 감수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 한국의 소설가들은 '왜 일본소설이 읽히는가'라는 강박적인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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