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이 18일 취임한 지 1주년을 맞는다.
전 국세청장은 지난해 여름 취임 이후 '세정은 서비스'라며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이라는 표어하에 국세청이 세금을 걷기만 하던 징수기관에서 편안한 납세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 연말정산절차를 간소화하고 홈택스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청장은 세무조사 건수와 기간은 축소했지만 한 번 조사를 하는 경우 조사강도를 높여 건당 추징금은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 세정은 서비스 = 전 국세청장은 취임이후 '세정은 서비스'라며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이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세정당국인 국세청이 납세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계적인 세법 집행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만하는 징수기관으로 인식되는 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그는 국민들의 편안한 납세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여럿 도입했다. 우선 근로소득 연말정산 소득공제 영수증을 발급기관으로 부터 직접, 수집.제공하는 연말정산 간소화 시스템을 도입해 연말정산 절차를 편하게 했다.
또 과세 불복청구를 한 사람이 불복청구 심리자료를 사전에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조기결정신청제도도 도입했다.
세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책을 발간해 세금 바로 알기 운동도 전개했고, 인터넷 신고납부 확인, 생활세금 자동계산 등이 가능하도록 홈택스 서비스도 보완했다.
아울러 14만건의 세금정보를 담은 국세법령정보시스템을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무료 서비스도 시작했다.
◇ 세무조사 뜸해졌지만, 받으면 아프다 = 전 청장은 취임이후 건수 위주의 세무조사에서 탈피해 조사부담을 최소화하되 고의적 탈세에는 엄정히 대처하라고 강조했다.
그가 취임한 이후 일자리를 창출했거나 차세대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30년이상 된 지방향토기업, 20년 이상된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조사를 유예해 세무조사 건수가 크게 줄었다.
반면 탈루 혐의가 큰 자영업자나 자료상, 변칙적 증여세 탈루자에 대해서는 조사강도를 높이고 처벌도 강화했다.
전 청장 취임이후 국세청은 5차례에 걸쳐 1천730명의 고소득 자영업자를 조사해 8천856억원을 추징했고, 110명을 조세포탈로 고발했다.
지난해 한 해동안 국세청이 실시한 세무조사 건수는 2만2천441건으로 전년에 비해 13.5% 감소했고, 전체 추징세액도 3조9천51억원으로 9.5% 줄었지만 조사건당 추징세액은 1억7천400만원으로 4.8% 증가해 조사 강도가 더 세진 것으로 분석됐다. 징벌적 가산세를 도입해 탈세는 범죄이고, 탈세의 대가는 크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도 일조했다.
◇ 높아진 국세행정의 국제위상 = 전 청장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미국, 일본, 영국 등 35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5개 국제기구가 참석한 가운데 3차 OECD 국세청장회의를 치러 국세행정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이 회의에서는 국제적 조세회피에 대해 과세당국간 공조를 강화하는 서울선언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전 청장은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36차 아시아지역국세청장회의에서 13개 참가국 대표로 폐막연설을 하기도 했고, 올해 1월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10개국 국세청장 협의체인 리즈캐슬그룹 창설멤버로 참여했다.
◇ 불법정치자금 엄정대처 = 전 국세청장은 올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불법정치자금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 기업의 비자금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하고, 세무조사과정에서 기업자금 유출혐의를 발견할 경우 최종 귀속자를 밝혀내 관련세금을 철저히 추징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글로벌화의 진전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거래의 급증에 대비해 외국 세정당국과 정보교환 등을 통해 해외 투자관련 정보를 수집, 해외투자를 위장하거나 해외 자회사를 통한 비자금조성, 변칙적 자금유출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그는 해외투자에 따른 이자.배당 소득이 제대로 신고되고 있는 지 주기적으로 검증해 세부담 없는 국부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따뜻한 세정,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 하지만 국세행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납세자 권리찾기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은 "따뜻한 세정이라고 하지만 국민들 피부로 느껴지는 게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국세청이 갖고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오용될 가능성이 없도록 적절한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국민의 불안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맹 관계자는 "국세청은 정치적 중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장치나 내부통제 외에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감시.견제할 수 있는 별도의 독립적 감사기구, 국세청이 보유한 개인재산이나 소득정산, 보험료 지급 등 막대한 개인정보의 오용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통제장치 등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성실납세자나 탈세자나 국세청을 모두 무서워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