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의 직무는 납세자의 세무대리업무로 원고가 자신의 소득세를 누락신고 한 문제는 자신의 조세업무에 불과해 직무와 상관이 없어 징계처분 사유가 되지 않는다.”
2007년 7월 25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414호 법정에서 흘러나오는 판사의 판결문 요지는 단호했다.
지난해 12월 7일 재정경제부 장관을 상대로 낸 박영태 세무사(사진)의 ‘과태료부과처분 취소소송’이 서울행정법원에서의 승소에 이어 이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마저도 승소함에 따라 세무사업계가 줄곧 주장해 왔던 불합리한 현행 세무사징계양정규정 개정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세무사신문은 이번 재판을 승소하며 세무사업계에 새로운 힘을 불러 일으켜 준 박영태 세무사를 만나 그간의 상황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주>
- 우선 승소를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12월 ‘과태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에서의 승소에 이어 고등법원에서도 승소하셨는데 소감을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나 한 사람의 승소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격려가 오늘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법의 집행은 합목적성이 생명이므로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법 집행의 시정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1차 행정법원의 승소 이후 고등법원의 심리까지 주로 어떤 측면에서 변론을 준비하셨는지요.
“제가 세무사징계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당한 사유는 ‘세무사의 직무와 관련된 비용과다계상’이 그 사유였습니다. 그러나 세무사가 본인의 납세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세무사법에서 요구하는 세무사의 직무나 사명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히는 데 주력했습니다.
세무사가 자기의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행위는 세무사가 아닌 일반국민으로서 신고납부시에 적용받는 각종 세법규정에 따라 성실납세의무를 부여받는 것이므로 이러한 성실납세의무를 위반했을 시 적용되는 불성실가산세 등 세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 징벌적 부담만을 적용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습니다.
단지 세무사란 직역의 이유만으로 세무사의 직무범위 내의 행위가 아닌 것에 대하여 이중으로 징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시종일관 주장했습니다.”
- 최근 세무사징계양정규정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세무사 본인의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 부분이 이번 판결로 개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세무사징계양정규정이 어떤 방향으로 개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각종 세법상 성실납세의무 위반에 대하여 제제규정이 적용되거나, 조세범처벌법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현행 세무사징계양정규정에 적시되어 있는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간 많은 회원들이 이번 소송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려 왔습니다. 승소에 이르기까지 진행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세무사들이 세무사법이나 세무사회 회칙을 숙지하고 성실하게 준수함으로써 감독기관과 신뢰관계를 견고하게 다져나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그런 상호 신뢰관계에 금이 가지는 않을까 싶어 그 점이 가장 맘에 걸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결과를 떠나 상호 신뢰하는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 재경부가 이번 판결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 고등법원의 판결로 사실상 대법원까지의 심리가 불필요하다는 말도 있는데 이와 관련 준비하고 계신 사항이 있으신지요.
“재경부는 서울행정법원에서의 심리과정에서부터 이번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별다른 주장 없이 1심 답변을 반복하여 왔으므로 만약 이번 사안이 대법원까지 진행된다 하더라도 동일한 답변으로 일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두 차례의 재판에서 승소를 이끌어 냈던 논리를 계속 주장할 것입니다.“
- 시간을 내서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세무사직무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과 본인의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세무사 위상제고의 중심된다는 것을 재차 깨달았습니다. 고의나 중과실 없이 직무내외를 막론하고 성실의무를 다하므로 납세자 및 관계기관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세무행정의 일축으로 내지는 동반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세무사상을 국민에게 심어주게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세무사가 관심을 갖고 힘을 합친다면 세무사제도는 반드시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일보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 변호사회처럼 세무사회도 전문가로서의 자율정화를 제고시킨다는 차원에서 회원에 대한 징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무사법이나 관련제도를 개정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무사신문 제466호(200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