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齊)나라의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은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관중은 제의 국력을 증가시킨 최고의 인물로 꼽히는데 그가 제환공의 신임을 얻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데는 그의 세금정책이 한 몫을 했다.
그는 먼저 토지제도를 개편했다. 모든 토지에 등급을 정해 농민에게 분배해 경작하게 했으며 각자의 생산량에 따른 세금을 부담시키자 농민의 생활이 개선됐다.. 또한 소금과 철의 생산·판매를 국가가 전매함으로써 국가재정에 도움을 주었으며 행정조직을 만들어 조세징수를 편리하게 했다.
한편 제나라가 날로 번창하자 국가의 영토가 커져만 갔고, 제환공은 국가기능 확대를 위해 강력한 군대를 원하게 된다.
군력 강화를 위해 세수가 더 필요하게 된 제환공은 관중과 세수확충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제환공이 인두세를 거둘 것을 제안하자 관중은 국민들이 가족 수를 줄여 신고할 것이라며 반대하자, 그러면 가축 수에 따라 세금을 거두고자 하는데 어떠냐는 제안에는 국민이 세금을 안내려고 가축을 도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관중이 새로운 과세방안을 제시했다. “전하 죽은 사람을 위해 세금을 거두시지요” 너무나 황당한 제안에 제환공이 화를 내자 그는 “천하를 호령코자 할 때는 세금 거두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천하는 수백 개의 제후국으로 나뉘어 있어 주인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때 우리가 우(禹)나라의 현명한 다섯 신하의 제사를 지낸다고 하면 주(周) 나라도 하지 못한 것을 우리가 하게 되므로 장기적으로 보아 우리가 천하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들 것이며, 국민들 또한 대표격인 국가인양 긍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명분상 제사를 지낸다는 데 반대할 국민이 없을 겁니다.”
그리하여 죽은 자를 위해 제를 풍성히 지내고 제수와 곡식, 과일의 가격이 폭등할 때 그 차익에 대해 세금을 흡수하는 과세방법을 채택하게 됐고, 제는 강력한 군대와 정부를 유지해 예상대로 춘추시대의 주인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제환공이 죽은 뒤 왕위 승계다툼으로 제나라는 쇠퇴의 길을 걷고 말았다. 이렇듯 올바른 세금의 네 가지 원칙으로 형평성·연대성·민주성·투명성을 얘기하지만, 아무리 좋은 과세방법도 훌륭한 정부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세금제도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무사신문 제466호(200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