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가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꾸며 납세했다면 나중에 이 사실이 밝혀졌어도 과세당국은 세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종관 부장판사)는 20일 허위 세금계산서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던 광고 대행업체 O사가 "실질과세의 원칙상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으므로 돌려줘야 한다"며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매출을 가공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실제 거래에 의한 것이라며 부가가치세를 신고ㆍ납부했으므로 이를 진정한 것으로 믿은 과세당국의 신뢰는 합법성을 희생해서라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는 납세자가 신의를 좇아 성실히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한 국세기본법에 부합되는 것"이라며 "허위 계산서로 인해 피고가 원고측 거래상대방에게 세액을 공제해줬다가 국고에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 상품권업체와 광고 및 이벤트 대행계약을 맺은 O사는 2003년 말 4억1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상품권업체측에 넘긴 뒤 계산서에 따라 부가가치세 4천여만원을 과세당국에 신고하고 이 중 1천900여만원을 납부했다.
당국은 이 계산서에 따라 상품권업체측의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해줬으나 이후 세무조사에서 해당 계산서가 실물거래 없이 작성된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고발했으며 이미 O사가 납부한 세금은 돌려주지 않았다.
O사는 세액을 0원으로 고치고 1천900여만원을 돌려달라는 부가가치세 경정청구를 세무당국에 냈으나 기각당했고 국세심판원도 O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