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순환출자 해소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약속했던 세제혜택이 사실상 무산됐다.
3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순환출자 해소에 대해 과세이연 혜택을 주는 방안이 올해 세제개편안에 제외된데 이어 국무회의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도 포함되지 않아 이번 국회에서 이를 반영하기 위한 법개정은 무산됐다.
더구나 재경부는 재계에서 이에 대한 수요도 없고 구체적인 요구도 없으므로 당분간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순환출자 해소 기업에 대한 과세이연 혜택 부여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작년말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권오규 부총리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당정협의에서 순환출자의 자발적인 해소를 유도하기 위해 과세이연 혜택을 주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치밀한 사전검토와 수요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섣불리 세제지원을 발표했다가 스스로 이를 뒤집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없더라도 제도를 마련해놓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는데 재경부와의 협의가 어려워 이번 법개정에는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순환출자의 개념에 대해 공정거래법에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며, 요구하는 기업도 없는 세제 혜택을 미리 만들어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생색내기 차원에서 발표만 했다가 최근 자발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필요가 없어지자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면서 "세제혜택이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도록 유도할만한 유인은 아니기 때문에 애초부터 별다른 의미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