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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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942]
[논단] 이젠 생활수준에 의한 추계과세제도 도입을 검토할 때다

 

 

김 형 상 <세무사ㆍ경영학박사>

 

세금부과에 있어서 과세의 공평이 가장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개인사업자의 경우는 정부에서조차 시인하듯이 소득 현실화율이 1/3에 불과하기 때문에 항상 근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매출누락을 통해 전체사업자의 과반수가 소득세를 한푼도 물지 않는 과세미달자로 남아 있으며 그나마 과세미달수준을 넘는 매출 신고자의 경우도 과반수가 합법적인 조세회피를 위해 기준경비율에 의한 추계과세를 선택하고 있다.

 

결국 전체사업자의 3/4이 소득세를 전혀 부담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현저히 낮게 부담하고 있는 현실은 소득세의 과세불공평이 얼마만큼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기장에 의한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기장세액공제라는 당근정책과 무기장가산세라는 채찍정책을 병행하여 왔다.

 

그러나 기장유도 정책은 제자리 걸음이다.

 

현행 추계과세방법인 기준경비율제도는 매출액이 진실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어서 매출액의 상당부분이 감추어진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준경비율에 의한 추계방법으로 산정한 세액이 실제 부담하여야 할 세액에 미달하기 때문에 합법적인 조세회피를 위해 기준경비율에 의한 추계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소득세 행정은 대다수 성실납세자의 자진납세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어오고 있다.

 

필자가 2000년도 가구소비실태조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개인사업자의 탈루소득 규모를 추정한 결과 연간 약 60조원 정도의 소득이 탈루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같은 소득탈루규모는 국내총생산액의 11.5%에 상당하며, 개인사업자들이 자진신고한 2000년도의 소득금액 32조원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인정하는 소득 현실화율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이제는 공평과세 차원에서 음성ㆍ탈루소득자의 숨겨진 소득을 추적하여 과세함으로써 국민적 위화감을 해소하는 방안이 도입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세무조사등 행정력을 동원하여 실소득을 추적하여 왔으나 이 방안은 현실적으로 많은 행정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제는 숨겨진 소득을 정부가 책상에 앉아서 포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의 하나가 사업자의 소비지출액을 추적하여 소득으로 간주하는 소위 생활수준에 의한 추계과세방법이다.

 

사업자의 소비지출은 가득한 사업소득을 기초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소득이 있기 때문에 소비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소득 이외에 자산의 매각, 금융기관 등으로부터의 차입, 상속이나 증여, 기타 일시소득 등이 소비지출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산매각대금, 차입금, 상속이나 증여 등 일시소득을 가지고 소비지출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소비지출의 원천을 사업소득으로 보자는 것이 생활수준에 의한 사업소득금액 추계과세제도의 논리적 근거가 된다.

 

이와 같은 논리적 바탕 위에서 음성ㆍ탈루소득자의 숨겨진 소득을 찾아내어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미국, 독일, 일본 등 세제선진국에서는 생활수준에 의한 소득금액의 추계방법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개인의 소비지출액, 순자산증감액을 파악하여 이를 근거로 추계과세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가 투명하고 각 개인의 소비지출액이 노출되는 미국과 같은 국가의 경우는 과세논리가 우수한 생활수준에 의한 소득금액의 추계방법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개인의 소비지출액을 파악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순자산증가법 또는 소비액법과 같은 추계방법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 판단된다.

 

그러나 신용카드제도, 지로영수증제도, 사회보험제도 등에 의해 각 개인의 소비지출액을 미흡하지만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그리고 국세청이 각 개인의 재산보유 현황 등의 과세자료를 DB로 구축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소비액법 및 순자산증감법과 프랑스의 사치성자산보유 및 소비행위 기준 추계과세방법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생활수준에 의한 추계과세방법은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추계방법은 과세미달자와 무기장자에게 한정하여 적용함이 타당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기장자의 소득세 탈세효과를 감소시켜 이들이 기장에 의한 신고를 선택케 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실액과세를 위한 과세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세저항은 세금의 다과보다는 세금부담의 불공평성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겨볼 때이다.

 

*추계과세 : 증빙자료가 없거나 납세자가 제출하는 증빙자료가 도저히 믿기 어려울 때 업황, 동업자 상황 등을 고려하여 과세하는 것.

 

 

제 372호 (200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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