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처음으로 담합 자진신고 업체를 기소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진신고 위축으로 담합에 대한 조사와 적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1일 "자진신고업체를 기소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의 이번 기소로 인해 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의 자진신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윤진원 부장검사)는 이날 합성수지 가격을 담합한 혐의(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로 공정위가 고발한 대한유화공업.LG화학, SK, 효성 등 4개 회사와 전.현직 임원 4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담합에 가담했으나 자진신고 등을 사유로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았던 삼성토탈과 호남석유화학 및 이 업체들의 임원 2명을 벌금 5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담합에 가담했지만 자진 신고해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업체를 검찰이 사법 처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공범들 중 일부가 고발이 됐다면 다른 공범들에게도 고발 효력이 미친다는 '고소고발 불가분의 원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233조에 따른 것.
전속 고발권을 가진 공정위가 아예 모든 업체들을 고발하지 않았다면 검찰이 기소할 수 없지만 일부 업체들을 고발했다면 '전속 고발권 존중'과는 무관하게 수사당국이 고발을 피한 업체들도 '공범'으로 사법처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의 이날 조치는 지난 9월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담합 자진신고업체의 현황이 포함된 담합사건의 자료를 가져간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공정위-검찰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담합이 은밀하고 치밀한 수법을 통해 이뤄지고 조사과정에서 증거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담합을 적발하는 데는 자진신고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공정위가 2005년 4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를 개선한 이후 일본도 작년 초에 이를 제도화하는 등 선진 각국이 대부분 자진신고제도를 새로 도입하거나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장 효과적인 담합 적발의 수단이 되고 있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의 활성화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면서 "같은 전속고발제가 적용되는 조세범 처벌시 고소고발 불가분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는 만큼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