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를 수출한 것처럼 서로 짜고 20억원대의 세금을 부정환급 받은 '유령' 도매업체와 의류제조업체, 운송업체 관계자 11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종기)는 28일 의류를 수출한 것처럼 가짜로 서류를 꾸며 22억원의 세금을 부정 환급받은 혐의(특가법상 조세 등)로 S통상 사주 최모(64)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운송업체 L월드 이모(52)씨를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의류제조업체 E社 대표 박모(46)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2003년 2월~2005년 9월 수출을 할 것처럼 내국신용장을 작성한 뒤 이를 토대로 수출신고를 해 의류를 수출한 것처럼 위장한 뒤 관련 서류를 가짜로 작성한 세금계산서와 함께 서울 서대문 세무서 등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22억원의 세금을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등은 물건을 해외로 수출할 때 소비지 과세원칙을 지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부가가치세율을 0%로 적용하는 '영세율제도'를 악용해 세금을 환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수출 세액이 0원이 되는 만큼 제조업자에게 의류를 살 때 물건값에 포함돼있던 세금 전액을 세무서에서 환급받게 되는 점을 악용해 최씨 등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밝혔다.
유령 도매업체가 운송업체로부터 수출신고에 필요한 선하증권(B/L), 항공화물 운송증을 확보해 마치 자신들이 물건 납품을 의뢰받은 것처럼 허위로 내국신용장을 개설한 뒤 의류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구입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문서 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거래를 진행한 것이다.
S통상은 의류 도매업체로 사업자등록이 돼 있지만 실제로는 문서상으로 존재하는 '종이 회사'이거나 국내에서만 소규모로 의류 유통 사업을 하는 업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세무조사에 대비해 서로의 통장과 인터넷 뱅킹 카드를 가지고 매주 2~3차례 송금을 하며 실제로 납품대금과 구입대금이 오간 것으로 위장하기도 했으며 도매업체는 사무실 내부에 원단과 물건 일부를 상시 비치해 실제 물건이 드나드는 것처럼 꾸며놓기도 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세무당국이 현품조사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신고된 물품대로 수출되는지 직접 확인하는 절차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이처럼 허위로 작성한 서류만으로 거액의 세금을 환급받는 게 가능했다"며 "물류의 흐름까지 추적하고 실제로 돈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식으로 확인 절차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