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분양승인을 신청해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뚝섬과 부산 해운대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의 가격이 3.3㎡당 4천5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기존 분양 아파트 사상 최고가(3천976만원)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당초 예상치나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높아 최근 심각한 미분양 사태에 비춰볼 때 지나친 '배짱 분양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아파트는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예상 보유세만 4천만-8천만원에 달해 희소가치와 입지상 특장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분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분양가 3.3㎡ 4천만원대 줄이어 = 4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마감 시한인 지난 달 30일 3.3㎡당 4천만원대 분양가의 승인신청이 줄을 이었다.
한화건설과 시행사 인피니테크는 서울 뚝섬 상업용지 1블록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231-376㎡ 230가구를 3.3㎡당 3천900만-4천900만원대 후반(27억-55억원대)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뚝섬 주상복합의 고분양가 후폭풍을 우려하자 '3.3㎡당 3천만원대 후반이면 가능하다'던 사업주체의 예상을 가볍게 뒤엎은 것이다.
대림산업도 3블록 330㎡(100평형) 196가구에 대해 3.3㎡당 4천400만-4천500만원(44억-45억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이 회사도 올 상반기까지 예상 분양가는 3천700만-3천800만원 선이었다.
뚝섬 사업 담당자들은 이에 대해 "입찰로 받아 원래 땅값이 비싼데다 분양이 예상보다 1년 정도 지연되면서 금융비용이 커졌고, 인허가 과정에서 층고가 낮아져(1블록)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만약 이 가격대로 분양가가 결정되면 지난 10월 최고가로 분양한 강남구 '도곡 리슈빌 파크'의 3.3㎡당 3천976만원(287.55㎡)을 경신하게 된다.
이는 특히 주변 시세보다 3.3㎡당 1천만-1천500만원 가량 비싼 것이어서 '후폭풍'이 우려된다. 같은 주상복합아파트로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광진구 자양동 더샵 스타시티 327㎡는 현 시세가 28억-30억원, 257㎡는 23억-24억원 선으로 3.3㎡당 가격이 2천800만-3천만원을 넘지 않는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분양한 성수동 서울숲힐스테이트 아파트 92평형 펜트하우스도 분양가가 3.3㎡당 3천250만원이었다.
미분양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부산에는 이보다 더 비싼 아파트가 등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해운대에 건립하는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의 423㎡ 초대형 펜트하우스 30가구의 평균 분양가를 3.3㎡당 3천300만원, 최고 4천500만원(57억6천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 역시 325㎡짜리 펜트하우스 10가구의 분양가가 3.3㎡당 4천500만원(44억2천900만원)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땅값과 초고층 건축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납득하기 힘든 가격"이라며 "분양 승인 과정에 깎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담당자들은 "설계와 마감재를 특화했고 소수의 펜트하우스에 불과한 가격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 보유세 최고 8천만원...분양 잘 될까 = 이들 아파트는 비싼 분양가 만큼 세금 부담도 클 전망이다.
분양가가 50억원짜리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로 1천8천43만원, 종합부동산세로 6천312만원이나 부담해야 해 1년치 보유세가 무려 8천155만원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부장급의 연봉보다 높은 수준이다.
역시 30억원짜리 아파트는 1년 보유세로 4천165만원, 40억원짜리는 6천160만원을 각각 부담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은 올해는 80%에 그치지만 내년에 90%, 2009년 100%로 해마다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입주 시점에 실제 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들 고가 아파트 분양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수요층이 얇은데 공급 가구수는 많은 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평균 매매값이 30억원이 넘는 아파트 가구수는 총 1천731가구, 40억원 이상은 338가구, 50억원 이상은 102가구 불과하다.
아파트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혀있고, 최근 고가 아파트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건설회사들은 철저하게 상위 5% 이내의 부자(VVIP)들을 대상으로 분양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워낙 관심이 쏠린 아파트여서 분양받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 조차도 "분양이 끝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분양을 각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분양가 자율화 시대의 마지막 고가 아파트라고 하지만 땅값과 건축비 등을 감안해 적정한 가격에 분양승인이 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