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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050]
공기업 민영화 회오리 몰아치나
[연합뉴스 2007-12-21]

 

2개월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기업에 적지않은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공기업 민영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들과 한국전력, 가스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도로공사, 철도공사 등 유력 공기업에 대해서는 해당기업의 상황에 따라 민영화, 통폐합, 구조조정, 인적쇄신 등의 강도높은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민영화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 등으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민영화 관련 공약내용
  

이 당선자는 공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분야의 규모는 점점 비대해지고 효율성은 더욱 떨어지고 있으나 감시와 견제 부족으로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리우며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의 이윤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부채와 임직원수 등은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간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설립목적을 상실한 공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말하고 "민영화의 방안으로는 국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만 민영화하는 싱가포르 방식의 도입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시장이 잘 하는 것은 시장에,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은 정부가 운영하도록 한다'는 원칙에 따라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기업 민영화와 개혁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이전의 참여정부와 다른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예상보다 강도높게 진행될 수 있다.

  

김현숙 숭실대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추진됐던 공기업 민영화가 노무현 정부 들어 중단됐는데, 이는 현 정부의 정치적 색깔에 따른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 정부는 민영화의 부작용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전문가들과 보다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민영화대상 공기업은
  

이 당선자가 민영화와 관련해 세밀한 구상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국책은행을 민영화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민영화나 통폐합, 자회사 매각 등의 대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들은 과거 개발연대 시절의 정책금융 기능이 점점 사라지면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들과 경쟁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들 기관의 민영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기업은행은 스스로 민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

  

곽승준 한나라당 선대위 정책기획팀장은 "국책은행 업무 가운데 민영화가 필요한 분야를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적자금이 직간접적으로 투입됐던 우리은행.대우조선해양.대우인터내셔널.쌍용건설 등의 민영화 진행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전력.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등의 민영화는 분명하지 않다. 이 당선자가 지난 10월31일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전력과 가스, 수도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기본 산업의 민영화는 한국에서도 쉽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토지공사, 주택공사, 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 등도 민영화 후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외없이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 대상에 올려놓고 신중히 검토를 해야 한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민영화 과정에서 엄정한 시장원리를 적용하면 성공하고 기득권과 과거방식을 부분적으로 남겨두면 실패한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식 민영화 가능한가
  

이 당선자가 밝힌 민영화 관련 내용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국가가 소유하면서 경영만 민영화하는' 싱가포르식 민영화다.

  

싱가포르는 정부투자기관에 해당하는 테마섹이라는 지주회사 아래 공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테마섹의 이사회는 관료출신과 민간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주무부처들이 직접 공기업들을 관리하는 한국과 달리, 지주회사를 통해 공기업들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대표기업들을 공기업 형태로 유지하는 등 오히려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하며 ▲한국의 경우 지주회사 방식보다는 아예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등을 들어 싱가포르 방식 도입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 공기업 전문가는 "한국의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대형 공기업들을 민영화했다"면서 "오히려 한국이 민영화에 있어서는 싱가포르에 비해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방식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바꿔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싱가포르식 민영화'의 도입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 공기업 임원 물갈이 예고  공기업의 사장, 감사 등에 대한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공기업 사장에 대한 코드인사 연결고리를 해체하고 사장 실적 책임제를 강화하며 임원 선임제도를 개선하는 등 경영효율화와 지배구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운영법 시행이후 비상임이사로 임명된 95명 가운데 37명이 정치권 또는 관료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공기관운영법 시행으로 공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제도적인 틀이 갖춰졌지만 내용면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공기업 임원에 대한 낙하산식 인사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실적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는 실용적 지배구조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관료나 정치인보다는 민간인 출신을 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공기업 감사들의 경우 상당수가 정치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청산 타켓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대표적 '신이 내린 직장'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들과 공기업들의 높은 임금 등에 대해서도 견제장치가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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