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생긴다면 어디에 설치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참여정부에서는 실질적인 경제정책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 재정경제부, 총리실, 청와대 등으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서는 컨트롤타워 설치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문제는 컨트롤 타워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느냐에 있다.
◇ 경제 컨트롤타워 관련 발언들
그동안 경제정책 컨트롤 타워와 관련해 인수위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구체적인 형태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은 구랍 12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조직 개편방향과 관련, "경제정책 기획조정 기능이 너무 약화됐다"며 "원칙적으로 이런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따라 옛 경제기획원(EPB)의 부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가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1일 "일본에 감탄하는 것이 우리로 하면 재무부인 대장성이다. 이게 그 사회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그 대장성을 없애는 조직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재경부에 적지않은 실망감을 줬다. 기획처로부터 예산편성권을 가져와 정책조정의 힘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같은 날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운용은 민간 자율주도로 하되 우리 경제의 나갈 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관이 주도하는 게 국가 리더십의 기본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최근 오랫동안 우리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제시하는 청사진 역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그 것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지 (특정 부처의) 규모나 인원을 강화하는 것으로 착오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모르나 기획기능은 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 구체적 방안 속단 이르다
이런 언급들을 종합하면 이 당선인과 인수위는 ▲부처의 공룡화와 관료들의 전횡을 차단하면서 ▲시장경제를 중시하고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며 ▲미래비전을 세우는 기능이 정부내에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어떻게 현실화될 지는 불확실하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부활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조직이기 때문에 산적한 현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수석실이 직접 경제를 컨트롤하면 각종 문제에 대한 책임이 대통령으로 직결된다. 또 모든 부처들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하는데 급급해하는 등 눈치보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경제수석실이 막후조정을 담당할 수는 있어도 전면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재경부에 정책조정의 수단인 예산편성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도 여전히 조직개편 시나리오중 하나로 살아있다. 이명박 당선인이 일본 대장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 방안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재경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대장성 이후 남아있는 재무성은 금융을 제외하고 예산.국고.세제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 당선인의 발언을 통해 조직개편의 방향을 예상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관 형태의 컨트롤 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는 것이 '작은정부' 철학과 맞지 않는다면 기획예산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변경하면서 국가정책 전반에 대한 기획.조정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기획처가 대통령 직속으로 바뀌면 경제문제 뿐아니라 비 경제정책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과 대통령의 지원이 결합하면서 각종 경제정책을 조정하고 추진하는데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부처에 해당하는 조직을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식이다. 조직 구성상 이런 방안이 타당한 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여러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리는 방식으로 최적의 방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