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5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민간을 끌어들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그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 어떤 방식인가 = 인수위 방안의 요체는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선 민간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융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큰 틀의 지원 자격이나 요건을 정한 뒤 정책자금을 내놓으면 민간 금융기관이 직접 지원 대상을 골라 정부의 정책자금을 전대(轉貸.on-lending)하는 방식이다.
대신 민간 금융기관도 대출.보증 등에 따른 위험을 분담토록 해 중소기업이나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또는 역선택 문제 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정부 재정을 통한 중기 금융 지원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현행 중기 지원 제도가 정부의 채무를 키우고 한계기업의 시장 퇴출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민간 자본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인수위는 설명한다.
곽승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위원은 이 같은 민간 자본을 통한 중기 지원의 모델로 공적 금융기관인 '유럽투자기금(EIF.European Investment Fund)'을 들었다.
유럽연합(EU)은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서 EU집행위원회가 정책과 예산 배정을, EIF가 정책 집행의 중간 단계를 각각 맡고 실제 대출.보증은 민간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인수위 측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할 경우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이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걸러지고 이를 통해 재정 부담은 줄이면서 고용은 늘릴 수 있다는 논리다.
◇ 문제는 없나 = 금융계에서는 우선 실효성의 문제를 든다.
지금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시 민간 금융기관이 보증 책임을 분담토록 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도 부분 보증 제도가 있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을 설 때 자기 부담은 85%고 나머지 15%는 은행이 신용대출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은행이 예금 가입을 요구하거나 보증인, 물적 담보 등을 세우도록 하고 있어 신용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민간 금융기관의 EIF의 사례처럼 최소 50%로 할 경우 금융 지원이 이뤄지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기관의 위험 분담률을 높일 경우 정책 의도와 달리 혁신형 중소기업을 죽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와 기보가 제공하는 보증의 상당 부분이 이미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인수위 구상과 충돌한다.
인수위는 "기보와 신보, 중기청을 통해서 지원하는 전통적 중소기업 금융지원 정책은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며 민간을 통한 간접 지원은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신보 보증잔액의 55.2%(16조2천900억원), 기보 보증잔액의 82.8%(11조2천400여억원)는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인수위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사전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신보.기보가 쌓아온 중소기업 기술에 대한 평가 능력이 민간 금융기관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