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단행한 대대적인 정부 조직개편 방침의 '후폭풍'이 과천 관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24일 정부 각 부처에 따르면 새 정부가 참여정부 시절 양산된 국정과제 관련 위원회를 대거 없애기로 한 데 이어 부처 통.폐합의 세부 내용 조율과정에서 참여정부에서 만들어진 기구나 조직체계가 대폭 손질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본부' 대신 '실.국'체제 부활
참여정부의 정부 혁신과정에서 일부 부처들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실.국 편제를 각종 '본부'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본부'체제가 그냥 실.국이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본부체제는 이전 실.국 과 달리 과거 체제로 보면 '실장', '국장'으로 불릴 고위 공무원이 모두 '본부장'으로 불릴 뿐 아니라 형식상 보고체계 등이 전혀 다른 조직 형태였다.
계급보다 직무를 강조하는 형태의 직제이기는 했지만 부처 내부에서도 생경하다는 지적이 많았고 국정감사 때는 국회로부터 "직급과 업무가 잘 구분되지 않아 헷갈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체제로 바꾼 곳으로는 경제부처 가운데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산자부에 정통부와 과학기술부 일부가 더해지는 통합 '지식경제부'에서는 이를 다시 실.국 체제로 환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금은 통.폐합 부처간 업무 및 영역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실.국으로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목록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실.국을 부활하되 통합되는 기존 부처간 업무가 중복돼 조직이 커지는 부문은 일부 '본부'체제로 두는 방안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과기혁신','지역균형' 유지 불투명
참여정부 때 신설된 대표적 정부 기구의 하나인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각 부처들의 통.폐합 논의과정에서 '현상 유지 불가'쪽으로 기울었다.
당초 과학기술부의 산업기술 관련부문이 지식경제부로 통합되면서 과기혁신본부도 지식경제부에 합쳐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다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현재까지 논의된 바에 따르면 과기혁신본부의 일부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기구의 사무국 형태로 축소, 존속되고 과기본부의 평가, 조정기능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의 비금융부문이 합치는 기획재정부에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핵심정책이었던 '지역균형' 담당기구도 명칭 유지 여부를 가늠하기 힘든 상태다.
현 정부에서 지역균형정책의 중심 기능이 산자부에 부여되면서 이를 담당할 지역산업균형발전 기획관실이 만들어졌으나 조직개편 과정에서 재정경제부 소관의 지역특화특구 발전기획 기능과 경제자유구역 기획기능이 지식경제부에 합쳐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대국체제'를 지향하는 조직개편 원칙상 '지역'관련 조직은 어떤 형태로든 통합될 공산이 높다"고 내다봤다.
더구나 새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푸는 대신, 지방을 5∼7개 광역권으로 나눠 발전시키는 참여정부와 전혀 다른 정책구상을 갖고 있어 '지역균형' 명칭의 존속과 무관하게 수행 정책은 180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