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한 뒤 장기적으로는 완전 폐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을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오는 29일 한국재정학회가 개최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우리나라 세제개편 방안' 정책세미나에 앞서 28일 배포한 '법인세제 개편안'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 "법인세수 비중 OECD 최고 수준"
이 교수는 "글로벌 경제 하에서 국가경쟁력 강화와 고용 증진을 위해서는 기업의 세 부담을 줄이는 정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동북아 자유무역협정(FTA) 허브로 도약한다는 정부의 구상을 현실화하고 제조업의 해외이전으로 인한 공동화를 방지하는 한편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경쟁국보다 빨리, 보다 큰 폭으로 법인세율을 대폭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법인세의 한계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수준이지만 전체 조세에서 법인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명목 법인세율은 내렸지만 기업들의 실질적인 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 영업이익 대비 평균 유효법인세율은 1996년 16.3%에서 2003년 24.3%로 증가했다.
이는 선진국과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쟁 상대국인 대만, 싱가포르 등에 비해서는 10∼15%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세수 추이를 봐 가면서 법인세율을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인 20%로 2∼3년 내에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장기적으로는 세제개편과 더불어 법인세 폐지를 포함한 종합적인 세제개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다른 국가의 조세경쟁을 뒤따르는 수준이 아니라 획기적인 수준의 법인세 개편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10%포인트 인하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1∼1.8% 증가하고, 취업자는 9만6천∼15만7천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법인세 인하로 인해 세수는 2년까지는 감소하나 이후에는 성장률이 증가하면서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 연결납세제도 도입.. 종부세 부담은 완화해야
이 교수는 법인세제와 관련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을 꼽았다.
최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지주회사제도를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연결납세제도가 아직 도입되지 않아 지주회사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가 외국계 기업의 한국 투자 저해요인으로 연결납세제도의 미도입을 지적한 바 있듯 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 및 외국자본 유치에 있어 연결납세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우려하는 세수 감소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관련 세제의 미비로 기업의 세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으로 대기업이 부실 자회사를 지원하거나 조세회피를 시도할 가능성은 현재와 같은 조세행정 하에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법인의 사업용 토지에 관한 종부세 부담 완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6년의 경우 1천295개 법인이 9천508억원의 종부세를 낸 것으로 집계돼, 전체 종부세 납부인원의 3.8% 불과한 법인이 종부세 세수의 55.3%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업종의 특성상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백화점 등 유통서비스업은 종부세 과세특례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지나친 부담을 받고 있으며, 건설업과 같은 업종도 토지 구입 이후 착공 전까지 비업무용으로 분류돼 과중한 세 부담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종에 대해서는 종부세 과세특례를 적용하고, 업무용 토지 뿐만 아니라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경감대책도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이밖에 ▲조세감면제도의 정비 ▲결손금 공제제도의 선진국 수준 개선 ▲배당세 이중과세 등 자본소득체계 개선 ▲구조조정 지원 세제의 상시화 ▲법인세 제도의 간소화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안했다.